리무산의 서울 입성기 큰숲동화 13
박경희 지음, 정진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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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무산의 서울 입성기 >>

- 박경희 글, 정진희 그림

- 뜨인돌어린이 출판사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나뉘어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 비극의 세월이 어느덧 거의 70년이 되었다.

최근 예전과 다르게 남북 관계에 따뜻한^^ 변화가 생기면서

북한사회 실정이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미처 신경을 못 쓰고 있는 가려진 부분이 있으니

그건 바로 경계선 밖아이들이 아닐까?

그 사이에서 사람들의 관심마저 못 받아 도움의 손길조차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아이들.....

<리무산의 서울 입성기>는 그 아이들을 이야기 해 준다.

    

박경희 작가는 어릴적 자연에서 뛰어놀던 힘으로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20여 년간 라디오 방송작가 생활을 하면서도 창작에 뜻을 두어 등단한 케이스다.

현재, 탈북대안학교인 하늘꿈 학교에서 책으로 만나는 인문학수업을 하며,

여러 곳에서 청소년 문학교실을 열어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으며,

전국 중고등학교에 저자 강연을 통해 독자와의 소통을 이뤄 나가고 있는 중이다.

통일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통일과 탈북이탈주민을 주제로 만들어낸 많은 작품들 중에서 <류명성 통일 빵집, 2013>, <난민소녀 리도희, 2017> 에 이어

이번에 새로 출간된 <리무산의 서울 입성기, 2018> 또한 대표 작품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무산의 서울 입성기>는 국적이 없는 채로 중국에서 자란 아이가

대한민국에 와서 정착하는 과정을 그린 동화이다.

    

중국 연길 공원에서 도리뱅뱅을 추던 아이, 리무산!

대한민국 임진각평화누리공원에서 공연을 펼치기까지의 과정을

책 한권에 알뜰히 엮어 놓았다.

 

어느 날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는 무산이의 엄마는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

엄마 없이 굶는 날이 태반이었던 나날들...

국적이 없다는 이유로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공원을 떠돌며 지내는 무산이에게

엄마가 보냈다는 사람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 된다.

공안경찰의 눈을 피해 밤낮을 걷고 또 걷고,

악어가 득실거리는 메콩강을 작은 배로 건너야 하고,

태국 대사관의 난민 수용소를 거쳐야만 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는 여정

- 대한민국의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은 그렇게도 위험천만하고 고단하다-

그 길에서 만나 함께한 사람들과의 실제 이야기를 무산이의 눈을 통해 이야기 한다.

    

무산이란 이름이 함경북도 지명 무산’-무산철광에서 유래한 걸까?

철광석 세계1위 광산이라서 알고 있던 지명 무산’~

엄마가 고향 무산을 너무 그리워해 붙여진 이름 리무산

무산이는 자신이 왜 무국적자인지도 모르고,

엄마가 있는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도 모른다.

단지, 엄마가 보고 싶어서, 엄마가 불러서,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서

위험천만한 여정을 시작하게 된 것 뿐이다.

무산이는 어떤 일을 겪게 되는 걸까?

가까스로 대한민국에 도착하더라도, 잘 적응하며 행복할 수 있을까?

    

무산이 앞에 놓여 진 삶의 무게가 진짜일까?

싶을 정도로 힘겹고 가슴 절절하게 다가온 책이었다.

민들레꽃을 닮았다는 엄마,

폐기종이라는 질병이 무산이에게 또 어떤 고난을 주게 되는지~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의 공연이라니?

그동안 서울에서 지내면서 얼마나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던 걸까?

공연 내용도 궁금하지만 무산이의 밝은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이 책을 더욱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중국 법률상 부모 중 한 명이 중국인이라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지만,

탈북여성이 낳은 아이는 예외이다.

왜냐하면, 아빠가 호적에 북한 출신 엄마를 올리지 않기 때문이다.

호적에 등록하려면 엄마의 신분을 밝혀야 하는데

신분이 노출되면 곧바로 북한으로 추방당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무산이는 무국적자이다.

 

중국 연길에서 한족 출신 아빠와 살고 있으면서도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중국 아이들하고도 어울리지 못하고

공원에서 춤만 춘다. 매일 매일....

    

어느 날, 그런 무산이에게 엄마가 보냈다는 사람들이 찾아오고,

무산이는 같은 목적을 가진 여러 어른들과 함께

악어 떼가 우글거리는 매콩 강을 건너,

태국 대사관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많은 기다림과 두려움과 쌓여 있다가

절차에 따라 대한민국으로 이송되게 된다.

대한민국에 도착했지만 곧바로 엄마를 만나지는 못하고

하나원에서 적응교육을 받은 후 엄마를 만나게 된다.

 

엄마가 함께 살고 있는 친절한 아저씨와 살뜰한 남동생,

가족들이 잠시 행복감에 젖지만 그것도 잠시,

중국에서의 누적된 기침으로 인한 폐기종 진단을 받는다.

무국적자인 무산이는 의료혜택도 받을 수 없다 현실...

막막하기만 하던 무산에게 희망의 빛이 드리운다.

 

평소 좋은 일을 많이 한 아저씨 덕분에 무산이는

무사히 수술을 받고 건강을 찾아가고,

태국대사관에서 만나 친구가 된 혜철이의 소개로

난타 다문화 대안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학교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춤을 맘껏 추게 되고,

드디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공연까지 하게 된다.

 

이 책은 설핏 훑어보면,

무산이가 중국을 떠나 대한민국에 자리를 잡아 정착하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다룬 기행문같은 적응기 내지 정착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 보다는 오히려,

무산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지,

비록 주위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한 걸음씩 그 꿈을 향해 성장해가는

북한이탈 청소년 무산이의 행복 찾기같다고 생각한다.

 

탈북대안학교 하늘꿈 학교에서 오랫동안 탈북 청소년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온

박경희작가는 탈북 청소년보다 더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무국적자아이들을 만나 이 동화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경계선 밖의 아이들 또한 귀한 인연이었다며,

그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무국적 아이들은 하나였던 우리민족이 전쟁이란 큰 이유로

둘로 나뉘면서 생긴 아픈 상처이다.

무산이처럼 중국 국적뿐만 아니라 그렇다고 한국 같은 다른 나라 국적도

얻지 못하고 떠도는 아이들이 몇 만 명이라고 한다.

무국적 아이들은 병이 생기더러도 병원에 갈 수 없고

기본 교육조차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아이들....

실체는 있지만 존재없는 투명인간 취급 받는 아이들~~

그들 중 일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 행을 택하지만

대한민국에 오더라도 결코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다.

무국적 아이들은 탈북자들이 누리는 혜택도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

암담하다.

 

만약, 우리가 하나였다면 어땠을까?

무산이가 겪는 고통은 존재조차 하지 않았겠지요!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사는 우리 독자들에게 여러 고민해봐야 할 꺼리를 던진다.

그래서

더 더욱 우리가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되새겨 준다.

    

많은 험난한 여정을 거치고 마침내 찾은 무산이의 따뜻한 삶.

무산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우리 대한민국에 적응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적을 가진

당당한 국민으로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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