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에서는 16번째 꼭지에 소개된 눈맞춤 부분이다. 우리의 눈이 입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 랄프 왈도 에머슨도 이처럼 말했다.
‘사람의 눈은 혀만큼이나 많은 말을 한다. 게다가 눈으로 하는 말은 사전 없이도 전 세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아들은 자신이 아는 지식을 누구에게 말하는 걸 좋아한다. 그날은 나에게 주저리주저리 말하고 싶어했나보다. 그런데 나는 아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폰을 보고 있었다. 그 시간이 끝나고 바로 이 부분을 읽었는데 어찌나 찔리던지. 다음 날 아들이 이야기 할 때에는 폰을 내려놓고 눈을 맞추며 들었다. 아들은 어색한지 폰을 도로 내게 주며, 보면서 들으라고 했다. 아니라고, 엄마가 이제 네 말에 귀를 기울일 거라고 말해줬다. 부끄러워 했지만, 내심 좋아하는 눈치다.
3장에서 27꼭지에 소개된 내용이 마음에 와 닿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결말은 미완결이다_자이가르니크 효과.’ 이 효과는 망각의 원인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던 심리학자 자이가르니크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말이다. 자이가르니크가 어느 날 베를린의 가게에서 맥주를 마셨는데 서브를 해 줬던 웨이터에게 그날 있었던 일들에 대해 물어봤다. 웨이터는 주문을 받고 계산을 끝내기 전까지의 일들은 아주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 후에 일어났던 일들은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웨이터 입장에서는 계산을 끝낼 때까지만 기억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미완성 과제에 대한 기억이 완성 과제에 대한 기억보다 우수한 현상을 심리학에서 연구자의 이름을 따서 ‘자이가르니크 효과’라고 한다. 이미 지나간 것을 곱씹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아야겠다. 그저 그 일을 통해 내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생각해 보는 지혜를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