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의 동화책 ‘돌아온 고양이’는 단편소설을 동화책으로 각색한 작품이며, 박경리의 동화책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소장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17년만에 재출간 된만큼 굉장히 뜻깊은 동화책이다. ‘돌아온 고양이’는 6.25 전쟁 때 선주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화목하고 단란한 가족이 해체되고 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기며 남은 가족들이 흩어져 서로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렇듯 전쟁의 비극으로 가족의 불행은 시작되었다. 선주의 어머니는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서울에서 홀로 일을 하고 남겨진 어린 누나인 선주와 동생인 민이는 외할머니 댁에서 생활하게 된다. 부모 없는 아이라는 놀림을 당하지만 어머니가 서울에 계신다며 당당히 그리고 거칠게 항변하는 선주의 모습은 오히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이의 처절한 몸부림 같았다. 아이들은 매일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지냈다. 그런데 가족의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늘 서울에 계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동생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것이다. 동생의 죽음이라는 장치는 이 동화의 비극을 한층 더 강조하여 전쟁으로 파생된 고통을 클라이막스까지 끌어올리고 있었다. 외할머니는 선주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감소시키기 위해 고양이를 데리고 왔으며 선주는 고양이로부터 위로를 받았다. 고양이는 선주이게 친구이고 죽은 동생이며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여전했던 선주는 고양이가 선주를 어머니에게 데려가 주기를 빌었다. 단 한번도 어머니를 그리워하지 않는 날이 없는 선주였다. 그런데 어머니에게 선주를 데려다주기는커녕 고양이가 사라져버렸다. 아버지와 동생의 죽음, 어머니와의 헤어짐, 위로를 주던 고양이까지 사라짐으로써 선주는 또다시 불항해졌다. 게다가 어머니까지 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장면은 선주의 삶은 희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고통스러운 것일 뿐이었다. 그러나 극한의 불행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지 않고 고양이의 귀환, 어머니가 건강을 회복한 후 서울에서 선주와 함께 살자고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맺음으로써 인간의 불행한 삶 속에서 희망을 보여주었다. 이 동화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이나 절망으로 끝나지 않고 남은 가족과의 결합을 통해 힘든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으로 마무리 되었다. 더이상 선주와 어머니의 삶이 황폐화 되고 남은 가족이 해체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선주와 어머니가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바ㄷ아 읽은 후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