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장속도는 시속 10km - 특수교육 현장 에세이
소성현 외 지음 / 기역(ㄱ)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참 여러 종류의 사람과 삶이 있는 것 같다.


집 값 떨어진다며 특수학교를 혐오시설이라고 거부하는 

원숭이(원숭이가 싫어하겠지? 미안!)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일 특수학교에 출근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천사 같은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책에는 자기 속도로 천천히, 그러나 사실은 매우 열심히 살아가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특수 교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 성장 속도는 시속 10Km'





6인의 특수 교사들이 뭉쳐서 만든 책에는 

다양한 교육 현장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이들과 같이 고민하고 성장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 





행복했던 때와 힘들었던 때를 특수학습 아이들과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는데, 상철이의 말이 내내 가슴 아프게 남아 있다.

"상철이는 언제 가장 힘들었어?"

"초등학교 때부터요."

"어? 초등학교 때부터? 내내 힘들었어?"

"아니, 아니 유치원 때부터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은 특수학급에 올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특수학습에 오면 

말이 통하는 친구들이 있고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수업시간이 있다.

상철이의 속도로 맞춰주는 그만의 도로. 그만의 속도로 가도 되는 곳이. 이제야 자신을 인정하기 시작하고 그래서 많이 웃고, 게임이라는 것도 시작하게 된 상철이가 꿈을 꾸게 되었다. 

-조경희 선생님의 '자기 속도로 가는 

              모든 것들은 옳다' 중에서-



책을 읽으면서 며칠 전 일이 떠올랐다. 


대낮에 누가 띵똥, 해서 누구세요? 했더니 앞집이에요, 했다. 문을 열어 주었다. 

인상좋은 아줌마가 복숭아랑 포도가 담긴 쟁반을 내밀었다. 

아, 얼마전에 이사 오신 이웃인가 보다, 하는데

우리 애가 장애가 있어서 가끔 시끄럽죠? 

하시며 미안해 하신다. 


그러고 보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애 우는 소리를 들었다.

우는 소리가 좀 이상해서 어디가 아픈 앤가 하고 말았다.

11살 남자 아이, 특수학교에 다닌다고, 애는 하나라고, 

이제 곧 올 시간이 되었다고.

아 그러시냐고 고개를 끄덕이고 감사하다고 과일을 받아들고, 현관문을 닫았는데.


자꾸 앞집 아줌마가 생각났다. 

내가 짐작할 수 없는 인생의 무게를 가진, 아니 어쩌면

나의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을 지도 모르는 

아름다운 그녀의 인생과 가족에 대해서.


그 가족들 곁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생활하시는

 특수 교사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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