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쓸모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스튜디오오드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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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그 여행지의 공기냄새를 맡는 상상을, 이승원 작가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사진 속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그 둘이 함께 완성한 이 책은 나와 같이 여행을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대리만족을 가져다 준다.

작가는 본인이 사랑하는 치유의 여행지 15곳을 소개하며 그 곳에서 포착한 찰나의 순간으로부터 느꼈던 힘, 무작정 떠남으로써 얻은 내면의 성장을 전한다. 그는 여행의 과정에서 여유를 되찾았고 가슴이 충만해졌으며 스스로에게 좀 더 집중했다.

결국 작가가 말하는 ‘여행의 쓸모’는 ’나를 넘어선 나‘를 만나는 것, '찬란한 나다움’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다.

나에게 여행의 쓸모는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나에게 여행은 ’원동력‘이다. 떠나기 전엔 여행을 향한 기대감으로 열심히 살 힘을 얻고, 돌아온 후엔 여행에서의 좋은 기억을 안고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을 버틸 힘을 얻곤 한다.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을 간 것이 벌써 6년 전이다. 오래 전임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서 본 아름다운 한 장면을 아직까지 생생하게 떠올린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반딧불이가 가득한 수풀 사이로 배를 타고 지나가는 친구와 나. 그 때 우리는 아이유의 밤편지를 듣고 있었다.

이 기억 하나로 나는 수많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여행의 쓸모는 이토록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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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39) 멀리 떠나갈 수 있는 자유보다 더 그리운 것은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조심스러운 다가감, 거리낌 없는 공감, 마침내 친구가 된 듯한 따스한 느낌이었다.
다시 떠날 수 있어서, 그 떠남의 기쁨을 함께할 수 있는 당신이 있어서, 한없이 기쁘다.

📖 (p.153) 숨 가쁘게 살다보면 아름다운 공간을 ‘소유’하기보다는 ‘점유’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자꾸만 잊어버린다.
내 집을 어떻게 가꿀지 생각하고, 집을 여유 있게 바라보는 시간 자체가 없었다.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집에 있는 시간이 최고의 휴식 시간이 되는, 그런 향기로운 삶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이 공간의 소유자이긴 하지만 향유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문득 쓸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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