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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소 ㅣ 다림 청소년 문학
차오원쉬엔 지음, 양태은 옮김 / 다림 / 2018년 6월
평점 :
다림
청소년 문학
[ 바다소 ]
차오원쉬엔 소설집 -
1954년 중국 강소염성에서 출생했다.
현재 베이징대학교 교수이며 중국작가협회 위원, 베이징작가협회 부주석을 맡고 있다.
작품으로 <국화꽃 인형>,<건냐오의 백합계곡>,<란란의 아름다운 날>,
<빨간 기와>,<안녕, 싱싱>,<청동 해바라기> 등이 있으며
2016년에 아동문학가로서의 명성을 인정받아 중국 최초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중국작가의 작품은 자주 접하지 못하는데요.
훌륭한 상을 받고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차오원쉬엔의 단편집 바다소는 꼭 읽어야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림이라고는 책 표지에 바다소를 탄 소년이 전부인 이 책.
4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데요.
하나같이 재밌는 이야기 입니다.
빨간 호리병박, 바다소, 미꾸라지, 아추...
중국환경과 문화를 잘 모르는 저는 제목부터 조금 생소했어요.
그래서 무슨 내용일지 짐작하기도 힘들었답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는 책이었어요.
왜 교과서에 수록되었고, 안데르센 상을 받았는지 알겠더라구요.
완이와 뉴뉴는 강을 사이에 두고 인적이 드문 외딴집에 살고 있는 소년 소녀예요.
완이의 아빠는 사기죄로 감옥에 있고 다른식구도 없어요.
외로운 소년 완은 집앞에 펼쳐진 강에서 매일 수영을 하며 시간을 보내요.
빨간 호리병박은 여기 아이들이 튜브대신 물에 빠지지 않게 허리춤에 차는 거예요.
눈에 잘 띄라고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죠.
건너편에서 엄마와 외로이 사는 뉴뉴는 그런 완이의 모습을 매일 바라봅니다.
깡마르고 볼품없는 완이의 수영하는 모습이 뉴뉴의 눈에는 멋져 보여요.
둘은 대화해본 적도 없지만 서로에게 관심이 많아요.
완이는 어쩌면 뉴뉴가 쳐다보고 있는걸 알고
더 멋지게 헤엄치려 하는 걸지도 몰라요.
뉴뉴는 수영을 못해서 강에 발도 담근적이 없어요.
그런데 완의 모습을 보면서부터 강에 들어가고 싶어져요.
어느날 완은 뉴뉴에게 말을 걸고 수영을 가르쳐 주기 시작해요.
둘은 하루종일 강에서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던 어느날 완이 뉴뉴에게 수영해세 강을 건너자고 해요.
뉴뉴는 겁이 났지만 완을 믿고 건너기 시작했어요.
깊은 강에 왔을때 완은 뉴뉴의 호리병박을 뺏었어요.
뉴뉴는 물에 빠져 허우적댔지만 완은 도와주지 않아요.
사람들은 뉴뉴를 구하러 달려왔어요.
뉴뉴는 너무 화가 나서 강에 나가지도 완을 만나지도 않았어요.
완은 왜 그랬을까요??
완은 뉴뉴가 충분히 수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호리병박 없이도 수영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했던 거예요.
그 사실을 깨달은 뉴뉴는 뒤늦게 완을 찾았지만..
완은 이사를 가고 없었어요.
그리고 그 후 뉴뉴와 완은 다시 만날 수 없었어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작가의 글솜씨에 감탄했어요.
사춘기 소년 소녀의 심리를 아주 잘 느낄 수 있었어요.
굉장히 섬세한 작가 같아요.
눈먼 할머니와 사는 소년이 있어요.
소년은 아직 어리지만 눈이 안보이는데 새끼줄을 꼬아 자기를 키워주는 할머니에게
감사하고 이제 할머니를 지켜주고 싶어요.
이 마을에서 농사지을때 쓰는 소는 두 종류가 있어요.
갈대밭에서 사는 흙탕물소와 바다에서 사는 바다소예요.
흙탕물소는 힘도 없고 몸집도 작은 소예요.
바다소는 덩치도 크고 힘이 엄청 센 지치지 않는 소예요.
소년은 공부를 잘했지만 이제는 할머니를 보살펴야 된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시험에 떨어졌어요.
그리고 할머니가 여태 모아놓은 돈을 가지고 바다소를 사러 갑니다.
열다섯살 소년이 바다소를 사러 먼 길을 떠나 마침내 바다에 도착했어요.
가장 힘세보이는 소를 고르고 큰 돈을 지불했어요.
이제 이 소를 집까지 데리고 가야 하는데..
상인이 데려다 준다는 것도 만류하고 소년은 혼자 다시 길을 떠납니다.
힘세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바다소는 소년의 마을 듣지 않았어요.
소년은 물에 빠지고 긁히고 피나고 배고프고 쓰러질 지경이었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할머니를 생각하며 온 힘을 다해
이 소를 데리고 집으로 갑니다.
소년이 집까지 바다소를 데리고 가는 여정은 너무나 고되고 힘들었어요.
소년이 없는 동안 집에 불이 났지만
동네사람들의 도움으로 집을 무사히 지킨 할머니는
소년이 돌아오자 몇십년동안 참은 눈물을 쏟아냅니다.
가슴뭉클해지는 이야기예요.
바다소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거친 바다처럼 거친 소 같아요.
그 바다소를 집까지 데러오며 소년은 무럭무럭 성장했어요.
열다섯살 소년과 눈먼 할머니의 사랑이 너무 가슴 아픕니다.
이 동네 아이들은 특이한 방법으로 미꾸라지를 잡으며 살아요.
논에 키를 꽂아 놓으면 그 속에 미꾸라지가 들어와요.
스진쯔 라는 아이와 싼류라는 아이가 있어요.
둘은 매일 아침 미꾸라지를 잡으로 논으로 갑니다.
서로 미꾸라지를 더 많이 잡고 싶지만 항상
스진쯔는 자기가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맘대로예요.
싼류는 그런 스진쯔에게 대들지도 못하고 남은곳에서 미꾸라지를 잡아요.
왜일까요?
싼류는 집도 가족도 없는 고아예요.
그런 싼류를 스진쯔는 우습게 보고 무시하는 거예요.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 싼류는 그런 스진쯔에게 뭐라 하지도 못해요.
그 마을에는 결혼하자마자 남편이 죽어 과부가 된 완이 살아요.
완은 불쌍한 싼류를 보살펴줘요.
어느날 완과 함께 울고 있는 싼류를 본 스진쯔는 자신의 잘못을 조금 뉘우치기 시작해요.
그리고 둘은 어느새 친구가 되어 같이 어울리고..
사이좋게 미꾸라지를 잡아요.
그런데 완이 어떤 돈많은 아저씨를 따라 이사를 가면서 싼류를 데리고 가요.
이제 겨우 사이가 좋아졌는데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스진쯔는 이제 다시 혼자가 되었어요.
자기밖에 모르던 이기주의자 스진쯔는
남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어요.
스진쯔에게 좋은친구가 나타났으면 좋겠네요.
마을사람들이 여행을 떠났어요.
아추는 어리다고 집에 두고 부모님만 여행길에 오르셨죠.
그런데 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수영을 못하는 아추의 부모님은 익사하고 말아요.
살아남은 마을 사람들만 돌아왔죠.
그 중 다거우의 아버지는 아추의 아버지를 뿌리치고 자기만 살아남은걸 자랑으로 여기고
매일 떠벌려요.
아추의 마음에는 삐뚤어진 마음이 자라나요.
아추는 마을의 골칫거리예요.
온갖 장난을 다 치고 사람들을 괴롭히거든요.
아추가 왜 그러는지 아시겠죠?
그런데 그 누구도 아추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요.
알려고 하지도 않죠.
그러다 다거우가 아추의 마음을 알아주기 시작합니다.
무심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아추를 비뚫어진 문제아로 만든거예요.
아추의 외로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었다면 그러지 않았겠죠.
청소년기 아이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다독여주는 이 책
너무 재밌었어요.
가슴에 많은 여운이 남는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