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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는 셀프 인테리어 - 컬러 활용으로 공사 없이 꾸미는 인테리어 컨설팅
강동혁 지음 / 책밥 / 2019년 2월
평점 :
밖에 있으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집에서 있을 때 가장 마음에 안정감이 느껴져서. 그런데 자꾸만 지저분해지고 정리되지 않는 집을 보고 있자면 다시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늘 마음으로 정리해야지, 예쁘게 꾸며야지, 생각은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예쁘고 분위기 좋은 공간이 내 공간일 수는 없을까. 생각하다 셀프 인테리어를 시도해 보려고도 해봤다. 하지만 끈기가 없었고 감각도 부족해 포기하고는 했다. 인테리어를 직접 하는 이들은 정말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인 거라 결론 내리고 내 길은 아니구나 포기해버리면 마음이라도 편할까 싶어서. 그래도 또 슬쩍 봄이 다가오니 정리하고 집을 꾸미고 싶어진다. 정리된 테이블 위에 노란 프리지어 꽃병이라도 올려두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서.
<오늘 하는 셀프 인테리어>는 포기하지 않고 봄맞이 인테리어를 시도해보려는 굳은 의지에서 접했다. 첫 페이지에서부터 여백이 느껴지는 감각적인 인테리어 사진과 짧은 문구들이 그저 책장을 넘겨보고 있을 뿐인데도 힐링이 된다. 다소 작은 폰트이지만 여백이 넓어 단조롭고 숨 막히지 않은 채 읽어나갈 수 있다. 소소한 인테리어로 일상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온 저자의 솜씨를 엿보는 여정은 지루하지 않다. 나도 가능하겠지, 할 수 있을 거야, 용기를 축적해나가며 워밍업을 해본다.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많은 돈으로 치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로움을 강조하며 저렴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용기도 얻는다. 가능한 예산을 정하고 마음도 굳게 먹고 시간도 내보면 이제 시작해 볼까. 괜히 의욕만 넘쳐서 새 물건을 마구 사들인다면 시작도 전에 실패다. '조화로움'을 꼭 기억하기로 한다. 어떤 스타일로 통일감을 줄 것인지도 고민해 본다. '취향'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곰곰이 고심하게 된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이유는 전문가에게 맡겨서 큰돈을 들이는데도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어 직접 손품 발품을 팔아서라도 완전히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을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문가와 같은 노련함은 부족하고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드는 일이라 돈을 많이 요구하는 것도 내심 이해가 된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시작하기 전에 많은 고민이 드는 것이 전체적인 스타일 없이 예쁘다고 마구잡이로 뒤섞여버리면 이도 저도 아니라는 것과 어디에서 정보를 얻어 보다 효율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 그 고민을 덜어주고자 직접 셀프 인테리어를 하며 필요한 정보와 팁을 알려주는 것이 좋았다. 생각보다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어서 궁금할 때마다 블로그 정보를 뒤적거리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모두 저자의 시행착오가 우선되었기 때문 아닐까 싶다.
최고의 인테리어는 인테리어를 할 필요 없는 집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에 나 또한 십분 공감할지도 모른다. 과하게 집착하여 완벽한 집을 만들겠다는 욕심보다는 소소한 취미로 천천히 조금씩 해나갈 참이다. 봄이 되면 정리도 하고 예쁜 소품과 소소한 손품 발품으로 썩 괜찮은 인테리어로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