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준비교육 20강 - 삶이 행복해지는 죽음이해, 돌봄에 대한 가르침
김옥라 외 지음 / 샘솟는기쁨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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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강하시다, 정정하시다 소리를 듣던 친척분이 청천벽력 같은 암 선고를 받으시고 급격하게 쇠약해지셨다. 죽음이 오래지 않았음을 온 가족이 알았지만 그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정리해야 할지 잘 몰랐다. 어려서 맞았던 죽음은 그저 긴 이별인 줄로만 알았지, 다 커서 주변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는 걸 경험하면서 삶을 잘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웰다잉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돈을 많이 벌고 열심히 살면서 죽음은 그저 멀리만 있다고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가는데 언제 어떻게 죽음을 맞을지 모르는 위험한 세상에 놓여 있으므로 언제 죽더라도 후회 없는 삶이란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차에 <죽음준비교육 20강>을 만났다. '죽음 교육이 곧 삶의 교육'이라는 모토 아래 죽음준비교육을 오래 지속해 온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였다. 언젠가 웰다잉지도사 교육을 받고 싶다 생각하던 와중에 책을 읽으며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첫 번째 파트는 삶과 죽음에 대하여 철학적으로, 종교적으로 접근하고 또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죽음은 멀리만 있을 것 같지만 결국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죽음에 다가가는 것임을 인식하게 된다. 좀 어린 나이라면 삶이 끝나는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영원한 이별이라는 생각에 마냥 죽음이 두렵고 공포스러운 것으로만 여겨졌겠지만 나이 들었다고 그것을 공포로만 여기지 않게 된다. 태어나 삶에 대해 어떤 태도로 살아왔는가를 좀 더 성숙하게 성찰해 봐야겠다.

두 번째 파트는 생애 주기별 죽음 교육이다. 생애 단계별로 죽음은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특히 노년기 죽음준비교육, 죽음 과정에서의 호스피스 필요성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죽음은 연습이 있을 수 없기에 죽음에 대해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호스피스 교육이라도 받아보고 싶어 관련 교육이 이루어지는 병원에 전화를 해보기까지 했던 터라 좀 더 관심이 갔다.

세 번째 파트는 웰다잉과 관련하여 제도와 법률적 접근에다 문화 예술적으로 죽음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조명했는데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현실적으로 알아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네 번째 파트는 죽음 이후의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애도의 과정을 담았다. 죽은 이를 기억하고 어떻게 남은 삶을 살아갈 것인가. 죽음은 죽음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서 기억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나 상실의 고통을 짊어지고만 살아갈 수는 없기에 남아있는 이들은 또 삶을 이어가야 한다. 더 많이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것이 후회로만 남았을지라도 함께 했던 기억을 더 소중히 간직해야 함을 깨닫는다.

코로나 상황이라 죽음준비교육을 현장에서 듣지 못했으나 책으로 접했더라도 충분히 알차게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었다. 기회를 봐서 직접 현장 교육을 받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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