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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단
김묘원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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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복 자매인 채경과 지후가 지후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을 추리하며 진행되는 소설.
처음엔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뒤로 갈수록 빨라지는 전개와 그동안 작가가 차근차근 쌓아온 복선이 좋았다. 전체적인 배경은 중학교로 소녀들의 웃음과 수다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듯 상세한 설명도 좋았다.

중학교 2학년임에도 성숙한 지후의 모습이 뭔지 모르게 안쓰러웠고, 이어질뻔 했던 소하와의 관계가 흐지부지 되어서 내심 둘을 응원했던 나로서는 조금 아쉬웠다.
그렇게 수준높은 추리 소설은 아니라 읽기엔 무리가 없었고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다소 딱딱한 문체이며 생각의 흐름대로 글이 툭툭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간혹 눈에 거슬리긴 했다.

채경이 왜 그런 것인지는 다소 궁금점이 남아있다. 그냥 태어날때부터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건가? 수빈과 채경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건가? 등등 읽고 난 뒤 의문점도 가득 안게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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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펌킨맨이 나타났다 - 제10회 스토리킹 수상작 비룡소 스토리킹 시리즈
유소정 지음, 김상욱 그림 / 비룡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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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재능에 있던 주인공 '예지'는 수상 이후 계속되는 기대와 관심 속에 모작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엄마와도 친구들과도 사이가 멀어진다.

현실에서는 외톨이로, VR 가상세계인 파이키키에서 그녀는 재능을 발휘하며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헬맷보이라는 인물과 협업하여 새로운 시타델을 만들게 된다.

폭풍 같던 주변의 주목도 잠시, 밀려오는 이벤트와 협업 제안에 현실에서 학업은 부진하게 되고 엄마와의 갈등은 더욱 심해진다. 그러던 중 헬맷보이는 예지에게 핼러윈 이벤트를 제안하고 예지는 기대에 부흥하고 싶다는 욕심에 위험한 제안을 수락하는데...




주인공 '예지'의 성장기를 담은 소설. 빠른 전개와 흥미진진한 내용 덕에 청소년 문학임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청소년 기에 읽었던 소설과는 차원이 다른 내용으로 새삼 과학의 진보가 대단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틈틈이 일러스트가 있어 VR 세계 '파이키키'를 상상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또한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점은 책 표지를 펼치면 나오는 어린이 심사위원의 추천문인데,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크로노스의 정체가 아빠이며, 딸을 더 이해해 보기 위해 파이키키를 체험해 보는 중이고, 나중에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는 결말일 줄 알았는데 그 점에선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펌킨맨이 나타났다>는 사회에 만연한 부모-자녀 간의 소통 단절과 청소년 중독 문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냈으며, 해결 과정까지 잘 담고 있어 그 점을 높이 평가할만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도서임에도 다소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책.


□ 문제의 근원

예지가 헬맷보이의 제안을 수락하고, 펌킨맨이 본격적으로 문제를 저지를 때까지 별다른 수를 쓸 수 없었던 이유는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잠재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실망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 예지가 우수한 미술 실력으로 수상을 하게 되었을 때 주변(특히 부모)는 칭찬과 격려보단 지나친 기대와 예지를 전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그에 부흥하지 못했을 때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한 모습을 비췄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는 왜 예지가 모작을 했는지, 왜 VR 세계에 빠져들었는지 그 이유를 묻기보단 그녀를 나무라기만 한다. 이혼으로 한 달에 한 번 의무감처럼 만나게 되는 아빠는 예지와 일방적인 소통을 하려 한다. 한 번이라도 부모 된 도리로 예지의 내면을 잘 보살폈다면, 과연 예지는 소설과 같은 삶을 살았을까?


 결핍과 중독

담배, 술, 게임 등에 중독되는 것은 내가 삶에서 채울 수 없는 무언가를 그것을 통해 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제력이 약한 청소년기에는 중독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 소설 속 예지는 본인의 부족한 실력과 주변의 관심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일종의 열등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가상세계인 파이키키에서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과는 전혀 다른 멋진 나, 내가 온전히 '나'라고 느끼는 나, 자유로운 나를 파이키키에서는 실현할 수 있느니 당연히 현실보단 파이키키에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중독으로 이러지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청소년 중독 문제와 그 과정에서 부모-자녀 간 소통 불화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책.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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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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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명한 소설인 아몬드와 같이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클로버》
가난한 중학생 '정인'과 그의 고단한 삶. 그리고 정인을 '만약'이라는 달콤한 선택지로 유혹하는 악마 '헬렐'.
책 속 정인은 수학여행을 앞두고 있다. 학급 친구들은 여행지와 숙소, 비행기에 대해 불평하지만 정인은 약 35만 원이라는 비용 앞에 수학여행을 포기한다.
헬렐의 장난인지, 연속되는 불행 속 정인이 나아가는 곳은 어디일까?
"신은 명령하지만 악마는 시험에 들게 하지. 선택은 인간이 하는 거야." - p.111

*

"그러니까 내 말은, 오늘을 즐겁게 사는 것도 나중만큼 중요하다는 거야." -P.101
책 속 정인은 수학여행에 가지 못하는 것에도 불평조차 사치라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그리곤 자신에게는 보기가 '수학여행 안 가기'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중학교 2학년, 고작 15살 밖에 되지 않은 정인이 지금까지 겪어 온 일에 좌절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덤덤히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은 책이었다.
아르바이트 사장의 떠넘김, 밑창이 뜯어진 낡은 운동화, 할머니의 사고. 계속되는 불행에 헬렐의 꼬임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겠지만 결국 정인은 자신의 소신을 선택하는 길로 나아가는 모습에 존경심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 정인 같은 청소년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아이들이 포기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

□ 악마는 가난을 좋아한다
가난한 사람은 돈 대신 시간을 지불한다는 말이 있다. 정인 역시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을 나이이지만, 수학여행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신발 한 켤레 조차 가지지 못한다. 대신 그 나이에 걸맞지 않은 아르바이트와 폐지 줍기를 하며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소설 속 "악마는 부잣집에도 찾아가지만 가난한 집에는 두 번 찾아간다."(-p.45)는 말은 나이키 에어 맥스 운동화도 꺾어 신는 부유한 '태주'보단 '정인'이 악마의 속삭임에 더 쉽게 넘어갈 것이라는 뜻이겠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와서인지 쉽사리 헬렐의 유혹에도 덤덤한 정인의 모습이 경외로우면서도 한편으론 여느 15살 같지 않은 모습에 속상하기도 했다. 헬렐의 숙박비가 얼마나 도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인에게 무궁무진한 보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앞으로가 되길 바란다.

*

□ 달콤함에 가려진 문제
"폭력은 비디오 게임, 전쟁은 뉴스 속보, 착취는 초콜릿, 생명 경시는 모피 코트, 환경 오염은 아보카도와 스포츠카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신명나는 파티의 클라이맥스에선 돈이 비처럼 내려. 모두가 쇼를 좋아하잖아?" - P.159
이번 여름 어디선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었는데 또 어디선 골프를 치고,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콘서트를 즐겼다. 누군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고 반대편에선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수위에 침수를 걱정한다. 나 역시도 이번 여름 신혼여행 차 방문한 사이판에서 무수한 쓰레기를 생성하고 왔다. 마치 오르톨랑을 먹기 전 죄책감에 앞을 가리는 것과 같이. 우리는 눈앞의 화려함, 편리함, 달콤함에 취해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회적 약자 문제를 다루면서도 다른 사회적 이슈들도 언급한 점이 좋았던 책.

*

□ 그림자는 어디에나
"나는 당신을 오랫동안 지켜봤답니다. 당신이 사탕을 바라는 어린애처럼 백화점 쇼윈도 앞을 서성거릴 때, 또래 무리 앞에서 이유 없이 고개를 숙일 때, 그때마다 나는 거기 있었는걸요."
불행은 언제나 우리를 구렁텅이에 빠트리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눈을 가리는 달콤한 유혹으로 죄책감마저 덜어준다. 불행은 우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돌아봐주기 만을 바라고 있다.
쉽지 않지만 앞으로의 삶을 노력해 갈 것이냐, 눈을 감고 유희를 즐길 것이냐. 빛과 그림자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우리의 몫이다.

#클로버 #나혜림 #소설클로버 #창비청소년문학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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