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혼술이다 - 혼자여도 괜찮은 세계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술이 뭐 별거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혼술은 그냥 집에서 나혼자 조촐히 마시는 술이 아니다. 제대로된 술집에 가서 좋아하는 술과 안주를 시키고 주변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을 가지기도 하는 것을 말한다.

혼자 영화관 가기, 혼자 밥 먹기, 혼자 쇼핑하기 보다 어려운 일이 혼자 술집 가기인 것 같다. 아직 젊으면서도 굉장히 보수적인 우리 엄마는 비혼과 이혼에 대해서도, 여성의 외관에 대해서도 엄청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그녀의 딱딱한 뇌를 말랑하게 바꿔주려는 갖은 노력에도 변함없는 걸 봐서 한 번 머리에 똬리를 튼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실감한다.
우리 엄마와 같은 사람들 눈으로 봤을 때 혼자 술을 마시는 여성은 어딘가 사연이 있을 것 같고,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것 같기도 하면서, 끝내 "그러게 네가 조심했어야지!"라는 말을 들을 것만 같다.
이런 시선들을 뒤로하고 홀로 당당히 술집에 들어가는 일은 얼마나 대단한가.

작가는 주저하는 우리를 대표해 혼술을 실천하며 우리에게 비기12조도 전수해준다. 가볍게 읽기 좋았던 에세이. 누구든지 혼술이 자연스러워지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운전석의 여자 - 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뮤리얼 스파크 지음, 이연지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스테리하고 피폐한 단편소설들 속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품은 '핑커튼 양의 대재앙'이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당히 귀엽고 깜찍했던 내용. 전체적으로 아주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글들이라 이 부분은 상당히 힐링이 됐다.

아무래도 단편선들이라 그런지 다소 집중이 흐려지기도 했으나, 그래도 이 소설은 말하고 있다. 여성들의 말은 누구하나 제대로 들어주는 이 없음을. 우리의 말을 똑바로 전달하고 귀를 열게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되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남들 : 우리는 매일 다시 만난다
앤디 필드 지음, 임승현 옮김 / 필로우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나와 다른 사고와 경험, 의견을 가진 별개의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마주침을 만남으로 간주하는 것은 둘 이상의 사람이 마주칠 때에는 항상 차이가 존재하며, 만남은 그 차이를 탐색하려는 시도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p42-43)

📝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기에 대고 옆방에 있던 자신의 조수에게 처음으로 한 말은 "왓슨 씨, 이리 오세요. 당신이 보고 싶어요"였다. (p73)

📝 한편으로는 일요일 오후에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 버스를 기다리면서 5분 정도 나누는 안부 전화, 몇 분 뒤에 서로 얼굴을 볼 수 있음에도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나누는 전화 통화처럼, 자투리 시간에 전화를 통해 나누는 친밀하고 편안한 감정 역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p77)

길거리에서 누군가에게 길이나 시간을 묻는 행위가 부자연스러워진 지 오래다. 특정 종교단체로 인해 길을 걷다 누가 말을 걸어오면 거부감부터 들기 시작하는 사회 속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3년 전 직장과 결혼 문제로 고향을 떠나 아무 연고도 없는 지역으로 이사를 왔다. 워낙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나여서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과거의 나를 쥐어박아주고 싶을 지경. 낯선 이와의 만남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했던지도 생경하다.

나처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만남들 : 우리는 매일 다시 만난다》의 저자 앤디 필드는 만남이 별게 아니란 것을 말한다. 우리는 전화로, 초콜릿으로, 책으로, 악수로 만남을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영화관에서, 공원에서, 차 안에서 만남을 시작할 수도 있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한 친구가 외국인들만 마주치면 hi! 하며 인사를 건넸던 게 생각난다. 짧은 영어 실력이라 그다음 대화는 이어나갈 수 없음에도. 내가 왜 그러느냐 물었더니 외국인들은 인사를 잘 받아준다며 나보고도 해보라고 했다. 다음에 만난 외국인에겐 내가 수줍게 hi를 건넸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인사를 받아주던 외국인에게 엄청난 감동을 느꼈는데, 내가 지금 길을 걷다 모르는 아이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온다면 그 어떤 어색함도 당혹스러움도 없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받아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만남은 다정함에서 오는 게 아닐까, 길거리에서 만난 외국인 아이가 갑자기 인사를 건네와도 으레 있는 일인 듯 받아줄 수 있는 마음에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나잇 이스케이프 (Night Escape) 나잇 이스케이프 (Night Escape) 1
허린 / 조은세상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꾸준히 읽고 있는 허린 작가님의 신작 《나잇 이스케이프》. 아버지의 사업으로 오 년 전 미국으로 떠나온 '유나'를 주인공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소설의 시작과 동시에 등장하는 '메간'과의 갈등을 보며 최근 하고 있는 고민을 떠올렸다. 누군가를 내 틀에 맞추려 한다는 게 굉장히 오만한 일임을 알면서도 그 친구를 너무 좋아하고 질투하고 보고 싶고 미워하는 마음에 상대방을 자꾸만 내 기준안에 가두려 한다. 잘 고쳐지지 않는 오랜 아집을 어떻게 타파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는 요즘이다.

자식에게 좋은 것만 해주고 싶고, 남부끄럽지 않은 가정을 꾸리기 위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친구가 전부라 느껴지는 청소년기에 어디 정착하지 못하는 불안함도 이해하기에 더 속상했다.
서로에게 겨눈 게 총이 아니라 꽃다발인 걸 아주 뒤늦게 알았을 때 오는 애상이다.

우리가 청소년기에 겪는 진로와 인간관계에 대해 잘 표현된 소설. 유나가 앞으로 흰 나비 처럼 날아가길. 그녀의 꿈을 사랑을 담아 응원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이 아니라 뇌가 불안한 겁니다 - 최신 과학이 밝힌 뇌 유형별 회복 탄력의 비밀
다니엘 G. 에이멘 지음, 이은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의 몸은 영혼이 지배하는 걸까, 뇌가 지배하는 걸까? 후자를 따르는 사람이라면 읽어봐야할 도서. 건강하지 않은 생각과 마음은 뇌가 가져온다!
요즘 세상을 지배하는 MBTI 검사처럼 내 뇌는 과연 어떤 유형인지 알려주는 책.

도서 안 QR코드를 통해 들어갈 수 있는 뇌 유형 테스트로 나의 내 유형을 진단해보았다. 나는 복잡할 것도 없이 ’집요형‘이었는데, 책 속 집요형 사람의 주변인물들이 말하는 내용들이 남편이 나에게 항상 하는 말과 같아서 아주 놀랐다.

MBTI검사처럼, 이 세상 사람들을 단 몇가지 유형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스스로를 이해하는데에 큰 도움을 주었던 책.

뇌를 건강하게 만들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들도 수록되어 흥미로웠던!
각종 심리테스트 마니아들과 자신의 생각과 행동들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