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자이언트 픽
이유리 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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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북스의 사랑에 관한 글을 담은 소설 앤솔러지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앤솔러지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를 읽으며 '사랑은 도대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전부 사랑이지만 분명 다르다. 사랑에는 이렇게 종류가 많은데 이 모든 것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연인1을 향한 사랑과 연인2를 향한 사랑을 같다 할 수 있을까. 왜 사랑은 소설 처럼 그렇게 전이시켜버려도 계속 계속 생겨나는 걸까.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마구 만들어주는, 아주 흥미로우면서도 어딘가 허탈했던 작품.

<수브다니의 여름 휴가>에서 '녹슬고 싶다'는 수브다니의 말이 궁금하다. '죽고 싶다'는 말을 완곡하게 표현한 걸까?
수브다니는 왜 녹슬고 싶었을까. 어떤 마음이 그를 녹슬고 싶게 만들었을까.
가끔 살면서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딘가부터 슨 녹이 시나브로 퍼져나가 그렇게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 어쩌면 수브다니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싶다.

<뼈의 기록>에서 장의사 로봇 로비스가 모미를 위하는 마음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모미가 불을 싫어함을 기억하고 그녀를 우주로 보내 죽어서라도 소원을 들어주는 것, 사랑이 아니면 과연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주체가 사람이 아닌 로봇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혼란을 겪게 된다.
과연 사랑은 학습되는 것일까, 자연적인 걸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책에 등장하는 작품들의 주제가 되는 죄책감, 그리움(미련) 또한 사랑이 기반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너무 사랑해서 증오하기도, 보호하기도, 집착하기도, 놓아주기도 한다. 앤솔러지 작가들이 말하는 사랑이란 뭘까.
천선란 작가님의 작품에 나오는 문장을 인용해 사랑을 정의해본다.

📝 사랑이란 모두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모두에게 다르며, 볼 수 없는 존재의 삶을 끊임없이 보고 있는 뼈의 아름다움과 같은 것이로구나.(p 277)

사랑은 나를 힘든 출근길에 등떠밀면서도 버거운 하루를 견디게 하고, 더할나위없이 행복하다가도 좌절하게 만든다.
노래 제목 처럼 나는 사랑을 아직 모르지만 분명 나는 사랑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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