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 HiP 시리즈
정보라 지음 / 텍스티(TXTY)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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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의 《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는 세 편의 단편을 통해 상실과 폭력,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품집에 실린 「내 이름을 불러줘」, 「바늘 자국」, 「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는 서로 다른 세계와 인물을 그리고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지워지거나 외면된 존재들의 목소리를 끝내 기억하려는 시선이 깔려 있다.
작품을 읽으며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여성들이 감당해야 했던 삶의 무게였다. 이름을 빼앗긴 사람들, 태어날 때부터 희생을 강요받는 존재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는 판타지와 괴담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놀랍도록 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특히 정보라 작가는 공포를 단순히 독자를 놀라게 하는 장치로 사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말해지지 못한 상처와 억압, 사회가 외면해 온 고통을 드러내는 언어로 활용한다. 작가가 한 강연에서 "귀신 이야기는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말할 수 없었던 상처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말한 이유를 작품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세 작품 가운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표제작 「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였다. 길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예상보다 훨씬 비참하고 잔혹했다. 대한민국에서 고양이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길 위의 삶이 얼마나 불안하고 위태로운지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소름이 돋았다.
이 작품집은 공포소설집이라기 보다는 상실을 기억하고, 상처 입은 존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문학이다. 읽는 동안 불편하고 아프지만, 그래서 더욱 오래 남는다. 공포와 환상 너머에 숨겨진 사회적 메시지와 인간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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