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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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은 전작인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에서 그랬듯, 이번 《나의 친구들》에서도 인물의 내면을 집요할 만큼 섬세하게 파고들었다. 표정의 미세한 떨림부터, 머뭇거리는 생각, 심장 깊숙이 숨어 있는 감정까지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500여 쪽의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폭력과 중독, 외로움이라는 거친 환경 속에 놓인 아이들이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 어둠을 강조하기보다, 그 속에서 서로를 붙잡고 있는 이들을 더 오래 비춘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기대어 무너지지 않고, 때로는 서툴고 불완전한 방식으로 서로를 지켜낸다. 그 우정은 화려하지 않지만, 햇빛 아래 반짝이는 윤슬처럼 조용히, 눈부시게 빛났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화가’와 ‘테드’라는 인물이다. 같은 재능을 알아보고, 같은 고통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은 단순한 연민이 아니라, 누군가의 미래를 지키려는 결단에 가까웠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뜻을 이어가는 테드와 열여덟 살 루이사의 여정은, 과거와 현재가 서로를 끌어안으며 나아가는 과정처럼 그려진다. 그 길 위에서 드러나는 상실과 연대는 결코 가볍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고 목이 메고, 조용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나의 친구들》은 결국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라 생각한다. 떠난 이들의 자리를 끌어안고, 그 빈자리를 서로의 온기로 메워가는 사람들. 그래서 이 소설은, 외로움 속에서도 누군가의 손을 놓지 않으려 애써본 적 있는 이들, 상처를 지나온 자리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이들, 그리고 따뜻한 연대의 가능성을 믿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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