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설기 작가의 첫 작품 《이상능력자》는 시작부터 독자를 소설의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다. “내가 폭발했다.” 이 한 문장은 단순한 사건의 발화점이 아니라, 세계가 균열되는 순간의 선언처럼 들린다.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이라는 수식이 과장이 아님을, 페이지를 넘길수록 자연스레 납득하게 된다.이 소설의 세계에서는 몸의 폭발이 곧 능력의 각성이다. 초능력자는 ‘살아 있는 폭탄’으로 불리며 두려움과 혐오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작가는 자극적인 설정에 머물지 않는다. 주인공 수안의 위태로운 사투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능력의 크기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시선의 무게를 더 오래 생각하게 된다. 초능력과 비초능력의 구분은 선명하지만, 선과 악의 경계는 끝내 단순해지지 않는다.특히 인상 깊었던 지점은 조력의 방식이다. 같은 상처를 지닌 사람만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통념을 이 작품은 조용히 뒤집는다. 배경이 다르고 경험이 달라도, 누군가의 곁에 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완벽한 공감이 아니라 배우려는 태도와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임을 보여준다. 어떤 말은 서툴러도 괜찮고, 어떤 위로는 완전하지 않아도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이 서사 속에서 설득력을 얻는다.휘몰아치는 전개와 숨 막히는 반전은 분명 강력한 흡인력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오래 남는 이유는 속도감 때문만은 아니다. 혐오와 공포로 규정된 존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힘,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쉽게 편향된 시선에 기대어 타인을 단정해왔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 중심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이 소설은 성인판과 청소년판으로 함께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특정 연령을 겨냥한 판타지가 아니다. 폭발 이후 달라진 세계를 통해 결국 인간을 묻는 서사이기에, 어른과 청소년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몰입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상능력자》는 능력의 이야기를 빌려, 함께 살아가는 법을 묻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