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단톡방 인원이 한 명 더 많았어.”그 한 문장으로 시작된 의심과 불안, 그리고 용기.《용기까진 필요없어》는 디지털 세대의 그림자 속에서 고통받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주인공 강루이는 딥페이크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고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반 단톡방에 한 영상이 올라오면서 사건은 시작된다.이 이야기는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존엄이 짓밟히는 시대, ‘피해자’로만 머물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려는 한 소년과 친구들의 서사다. 루이와 친구들이 진실을 좇는 과정은 단순한 범인 찾기가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마주하는 ‘관계의 용기’를 배우는 성장의 여정이다.나 역시 요즘 뉴스에서 딥페이크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특히 가까운 관계 속에서 비롯된 폭력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 실감한다. 이 소설을 읽으며 그런 현실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장난처럼 오가는 합성 이미지와 영상, 그로 인해 무너지는 마음의 벽을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하지만 루이와 친구들이 사건을 외면하지 않고, 서툴지만 서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회복의 가능성을 보았다.책을 덮으며 문득 아이의 말이 떠올랐다.“괜찮지 않을 땐 괜찮지 않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맞다. 진짜 용기는 ‘참는 것’이 아니라 ‘멈춰야 할 때 멈춰달라’고 말하는 데서 시작된다. 《용기까진 필요없어》는 그 작고 단단한 용기의 이름을 우리 모두의 일상 속으로 불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