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커처 ㅣ 창비청소년문학 140
단요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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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요 작가의 신작 《캐리커처》는 청소년 소설이자 성장 소설의 자리에 선명하게 서 있다. 스리랑카 출신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정체성의 혼란과 시선을 견뎌야 했던 ‘주현’, 호주 유학을 다녀왔지만 그 곳에서 소외를 경험한 ‘승윤’,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한국 청소년들의 관계와 일상을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이 책이 요즘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길을 잃고 흔들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곧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겹쳐지기 때문이다. 주현이 겪는 낯섦, 승윤이 감당해야 했던 외로움은 특별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 가까운 현실 속에 늘 존재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읽는 내내 마음속에 오래 맴돈 문장이 있다.
“세상에는 주현을, 승윤을, 요한을, 노아를 닮은 청소년이, 이 중 누구도 닮지 않은 청소년이 있을 것이다.”
인물들의 서사는 특정 누군가만을 대변하지 않는다. 그들의 경험이 각기 다르듯, 독자의 마음에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남는다. 작가가 말했듯 원인이 결과를 면책하거나, 결과가 원인을 정당화하지는 않지만 인과는 이어지고, 우리는 모두 그 연쇄 속에 묶여 살아간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사슬에 점수를 매기며 바깥에 서는 태도가 아니라, 기꺼이 뛰어들고자 하는 용기 아닐까. 그것이야말로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관계 맺는 방법일 것이다.

《캐리커처》는 단지 청소년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고민, 그리고 관계 맺음에 대한 태도를 다시 묻는 소설이었다. 읽는 동안 마음이 아리고, 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던 건, 내가 느낀 바가 이미 작가의 말 속에 담겨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울림이야말로 이 책을 읽은 독자가 오래 간직할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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