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카드 읽는 카페
문혜정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혜정 작가의 소설 《타로카드 읽는 카페》는 ‘타로’라는 신비로운 도구를 빌려 우리의 삶과 마음을 비추어 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세련은 소설가의 꿈을 접고 타로 리더로 살아간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그녀에게 웹툰 작가와의 뜻밖의 협업이 찾아오고, 그 계기는 다시금 자신이 놓아두었던 꿈과 마주하게 만드는 순간이 된다. 타인에게 마음을 열며 조금씩 변해가는 세련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내밀한 이야기를 비춘 거울 같았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특히 <선택의 결과>라는 챕터에서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내가 꿈꾸던 일을 이루지 못하면 실패한 삶일까?”라는 질문은 한때 나 역시 깊이 붙들었던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세련을 통해 답을 직접 제시하기보다, 선택을 통해 우리가 맞닥뜨리는 두려움과 희망을 차분히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세련이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처를 안은 마음이 서서히 치유되어 가는 모습이 나의 고민과 자연스레 겹쳐졌다.

십여 년 전, 나도 대학교 앞 작은 천막에서 타로를 본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오늘의 운세’를 가볍게 확인하듯 카드 한 장만 뽑을 줄 알았다. 하지만 타로 마스터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록, 카드가 보여주는 그림은 구체적이고 선명해진다고 했다. 그때 나는 내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고, 결국 모호한 카드의 의미만 듣고 돌아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날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그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책 속에서 대신 털어놓는 듯한 기분이었다. 세련의 상담 장면을 따라가며 내 안의 오래된 질문에도 조심스러운 답이 내려앉았다.

《타로카드 읽는 카페》는 단순히 타로를 매개로 한 성장담이 아니다. 꿈과 현실, 사랑과 상처 사이에서 망설이는 우리에게 “멈춰도 괜찮고, 다시 시작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건넨다.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는 일은 곧 나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소설은 따뜻하게 일러준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마음이 울리는 건, 그 안에서 ‘세련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가 겹쳐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