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남자 블루 컬렉션
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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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깜찍발랄 빠리갬성 요란법석 도서관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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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는 책이 많다. 종이도 많다. 낙서할 곳도 많다. 평범한 밑줄부터 반전 소설의 결말, 급하게 적은 듯한 괴상한 글자, 어디로 가야만 했던 주소와 계좌번호까지 한 권의 책에는 수십 편의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들은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저세상의 일들이다. 그런데 문득 그 낙서가 나에게 말을 건다면 어떨까? 낙서를 따라갔더니 새로운 문장이 나에게 말을 건다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펼쳐진다면? 《밑줄 긋는 남자》는 이런 상상력에서 시작한 작고 귀여우면서도 현실적인 로맨스 소설이다. 우연히 빌린 책에서 우연히 낙서를 만나고, 그 우연한 낙서는 우연히 다른 책으로 이끌며, 그 우연한 이끔은 사랑이라는 당연한 감정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로맹 가리, 도끼, 키르케고르 등 책덕후라면 환장하는 작가들의 문장이 나오면서, 도서관 꽤나 드나들던 사람의 향수까지 자극한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소설이 재미가 없다. 흥미로운 도입부 다음부터는 감성빨 하나로 끝까지 미는 작품인데, 처음부터 그 감성이 와닿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일까. 그리 긴 작품은 아니지만 하품이 절로 나온다. 실제 작품의 문장을 모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참신함은 인정하지만, 그래, 맥아리 없기는 하지만 프랑스인 특유의 현실적인 결말도 그러려니 하지만, 아니 근데 너무…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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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내 나이 겨우 스물다섯인데, 그가 쓴 책이 서른한 권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이미 여섯 권을 읽었으니 1년에 한 권 꼴로 읽는다 해도 쉰 살이면 끝이 난다. 그러면 그 후엔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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