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재뉴어리의 푸른 문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6월
평점 :
요새 부쩍 '벽돌 판타지 문학'이 보인다. 온갖 장벽이 있지만 '그럼에도' 출판사에서 이 책을 사오고 출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벽돌책이 주는 물리적 압박을 이겨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이미 세계관이 머리에 들어온 이상, 손절하기엔 이미 늦었다. 《나니아 연대기》에서 옷장을 열듯, 이 작품에서는 문을 연다. 이 새로운 포탈 판타지는 터줏대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다크 타워, 황금 나침반을 이길 수 있을까?
데뷔작이란 게 신기할 정도로 독특한 문체와 설정이 눈에 띈다. 딸깍 한 번으로 이세계에 가는 '포탈 판타지'는 보통 바깥으로 나가며 거창한 세계관을 구성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반대로 책 안으로 들어가고 '책 속의 책' 이야기와 서사를 교차하며 세계관을 구축한다. 그 탓에 초반부는 이야기에 '들어가기' 어렵지만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든 흡인력이 있다(그게 한 200쪽은 가야 나오긴 하지만 말이다).
터줏대감을 제쳤느냐, 하면 '그렇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건 터줏대감들이 오랜 세월에도 살아남은 명작이기 때문이다. 그런 터줏대감이 되기까지 무수히 많은 과정이 있었다. 《재뉴어리의 푸른 문》도 그런 과정이 될 수 있을까. 거기에는 '그렇다'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럴 잠재력은 충분해 보인다.
#도서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