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여행 - 당신에게 주는 선물
이한규 지음 / 황금부엉이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왜 가끔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너무 답답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싶은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을때.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어디론가 숨쉴 수 있을 만한 탁 트이거나,
새로운 곳으로 가보고 싶을때.
그래서 찾았다.
그런데 평소여행을 잘 가지 못해서인가. 아는 곳이 없었다. ㅠㅠ
일단 가볍게 다녀올 만한 곳으로 가보고 싶었지만
막상 조사해서 또 가려고 어영부영 준비하다가 포기하기 쉽상.
그런데 하루여행이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하루만에 쉽게 다녀오기 좋은 그런곳 어디없을까 하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색적인 공간을 느껴보고, 카페랑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딱 좋은책.


독특한것이 여행지별로 정리되어있는 것이 아닌,
한시간, 두시간...다섯시간까지 해당 여행지에 갈수있는 시간별로 구성되어있어,
제목 그대로 시간이 조금 나면 바로 가보기 좋은곳 부터,
꽤 마음먹고 다녀올 곳 까지 잘 나와있다.


사실 여행이란것이 꼭 배낭매고, 운동화 신고, 작정하고 떠나려면 쉽지가 않은데,
이책은 그런 편견을 살포시~ 지워준다.
꼭 이름난 여행지만이 다가아닌,
내 주변에 가까이 있었지만, 미처 가보지 못했던
그런 숨어있는 보석같은 이색공간을 소개해준다.


여행책을 읽었으니, 떠나봐야 하지 않겠는가.
책에 나온곳중 끌리는곳- 그러면서도 가깝고 만만한곳 부터 일단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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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가본곳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4500여권의 장서가 있는 곳인데, 주인이 다 읽어본 책만 판매한다고? 호오~ 궁금한데?
사진과 책방에 대한 설명이 잘 나와있어서, 주말저녁에 시간이 되어 갑자기 가보았다.


책방문을 여는 순간 다른세상으로 가는 문이 열린다.
책이달린 도르레가 올라가며 문이 찰칵 열리고 조심스레 발걸음을 떼어들어갔다.
흔하게 듣는 금속풍경소리가 아닌, 나무들이 달그락거리는 풍경소리가 왠지 편안하다.
그냥 확 들어갈 수가 없다.
조용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분위기. 입구에서부터 볼게 참 많다.
은은하게 감도는 가사없는 음악이 흐르고, 꼭 분위기 좋은카페에 온것만 같다.
그런데 도심의 그런 화려한 카페가 아니다.
내맘에 꼭~ 드는 아담하면서도 볼거리는무지많은,
작은거 하나하나에도 주인장의 솜씨가 보이는 그런 카페분위기의 헌책방.
어쩌면 크지도 않는 이곳에 서서 한참을 구경했다.
오래된 책들이 참 많다. 이 많은 책들이 전부 주인장이 본 책이라니...
책속의 안내가 없었다면 미처 몰랐을 사실들.


내가 갔을땐 비록 주인장은없었지만 친절하게 여기저기 설명이 잘 되어있고,
추천하는책도 정리가 되어있어서 마치 직접 안내받는듯 편안한 느낌이었다.
때론 큰 규모에 압도당하거나, 화려함에 반하거나, 심플함, 세련됨이 좋을때가 있다.
하지만 이 책방.. 정말 이렇게 소박함과 정겨움이 묻어나는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곳의 차들은 천원. 셀프로 마시면 된다.
참 착한가격에 또한번 감동하며 먹어보고 싶었던 그린 프레이크 한잔.
무엇이든 자유롭게 책을 보고~
차를 타서 마시고.. 돈도 알아서 돈통에 내면되고.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인가 처음 온곳인데도 너무편하다.
이곳을 통째로 우리집 근처에 갖다놓고 싶을정도로.^^
나중에 나도 열고싶은 센터가 있는데, 이런 분위기로 꾸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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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주말 낮에 찾아간 곳은 서울도서관.
음.. 서울에서 산지 5년가까이 되었지만 단한번도 가보지 못한 서울 도서관-_-;;
아, 여기가 오래된 도서관이 아니라 옛 시청건물을 활용해서 리모델링 한거라 얼마 안된거였군.
넓게 펼쳐진 서울광장앞에 멋지게 서 있는 옛날식 건물.
책을 보고 안 사실인데, 이 건물의 갈색의 나무문은 무려 역사가 80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오래된 나무문의 결을 만져보면서 그때 당시 이 건물을 지을때를 상상해보았다.


도서관은 새로 만들어서 그런지 굉장히 깔끔했다.
1층과 2층은 대여가 가능한 열람실이,
3층엔 대여불가능한 책이 있는 열람실이 있었고,
그 외에 4층과 5층은 옛 시청내부의 모습의 일부를 그대로 살려놓아서 훌륭한 박물관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옛날 부터 현재까지 서울시장의 모습이 죽- 걸려있는 회의실은 왠지 모를 역사와 무게감을 느끼게 해주었고,
서울의 옛날 모습부터 현재까지 영상으로 제작해 상영하고 있어서 역사를 한번에 볼 수 있었다.
영상물을 보다가 2002년 월드컵 부분 나올때는 왠지 다시 모를 감동이..♥
서울시장이 앉아서 업무를 보던 공간도 볼 수 있었고,
옛날 서울시청에서 일한 공무원들이 사용하던 문서등도 진열되어있고..
도서관이지만, 정말 서울의 역사를 보기에 딱 좋은 공간으로 박물관의 역할까지 훌륭하게 소화하는 듯 하다.


서울도서관에 앉아 서울의 근대 역사를 느끼게 해주는 "을지로 순환선" 이라는 그림책을 보았다.
왠지 눈물이 핑 도는 그림과 글들.
도서관에서 이렇게 앉아 좋아하는 책을 읽는것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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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그렇게 말할 지도 모르겠다.
"도서관에 가서 책 보는게 무슨 여행이야?"
하지만 내겐 여행이었다.
낯선곳은 내게 언제나 설레임을 주니까.
그곳이 어떤 곳이든 간에, 내가 가서 느끼고, 좋으면 그걸로 그만인것을.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것이 동네이든, 낯선곳이든-
새로운 느낌으로 다녀올 수 있다면 그걸로 좋은 것 같다. ^^


나는 먼저 가까운 곳 간다고 이 두곳을 다녀왔지만,
앞으로 조금씩 틈날때마다 책에서 소개하는,
두시간 코스, 세시간, 또 다섯시간 코스도 가볼 생각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사전정보를 살짝 얻은 후 한번 떠나보기 참 좋은책. ^-^

 

작가의 말처럼,
" 당신의 '일상'을 '이상'으로 바꾸는 아주 특별한 하루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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