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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이 아이를 아프게 한다
신의진 지음 / 북클라우드 / 2013년 9월
평점 :
부모라면 아이들이 잘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좋은 것이라면 뭐든지 사주고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 가리지 않고 구입해서 아이가 공부 잘하기를 바란다. 때론 공부에 매진하도록 거래를 한다. 즉 성적이 어느 정도 올라가면 디지털기기를 상품으로 걸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웬만한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가지고 있거나 능숙하게 다룬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아이들의 지식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우리 어릴 적보다 기계에 익숙한 모습을 보면 아이들이 신기하기도 하다.
이런 사회상에서 이런 것들을 갖추지 않으면 뒤떨어지는 것 같다. 솔직히 우리 아이들에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제대로 사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많다. 큰 아이는 중학생인데 자기반에서 본인만 스마트폰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래도 반항하지 않고 이해해 주어서 고맙지만 아이를 볼 때 마다 안쓰럽다. 내 아이만 뒤처지는 것 같고 아이들 앞에서 기죽는 것 같기도 해서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서 때로는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무리를 해서라도 아이에게 해주어야 하는지 갈등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아직까지는 내가 잘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보여준 사례들을 살펴보면 너무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몸과 지식은 이전시대 보다 빠른 속도로 컸지만 마음은 더디게 자라는 ‘가짜성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아차 싶었다. 아! 어른들이 속고 있었구나. 아이의 미래(대개는 공부)를 위해 그들의 손에 쥐어준 것은 독이 든 성배였다. 오히려 구글, 애플, 야후 등 실리콘 밸리의 부모들은 자녀를 컴퓨터 없는 발도로프 학교에 보낸다고 했을 때 이건 뭐지라는 탄식이 나왔다. 그렇다. 디지털에 대해서 제대로 알면 알수록 그 영향이 어떤지 알기에 그들은 자녀들을 디지털과 분리시켰던 것이다. 결국 한국의 부모들은 디지털의 순기능에 대해선 알지만 역기능에 대해선 무지했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부모들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이다.
아이들의 행동은 마음에서부터 출발하는데 그 마음을 지키지 못하고 황폐하게 만드는 주범이 바로 디지털 기계이다. 영양가 있는 음식과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지식사회 속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지만 정작 그것들을 다루는 정서는 함양미달인 것이 아이들이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갑자기 변하는 아이들의 태도에 놀랍기도 하고 인정하기도 싫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은 단순해서 보호해 주고 좋은 것을 주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어릴 적부터 TV와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무장해 주지만 이미 4세 때부터 발달이 왜곡된 아이들로 가짜성숙으로 자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특징은 회복탄력성이 부족하던지 자기주도성이 떨어지며 자아정체감이 모호하다. 또한 그 시기에 해야 할 것들을 하지 못하면 가짜성숙한 아이로 만들어진다. 다양한 놀이문화를 경험하지 못하거나 부모로부터 공감받지 못하거나 정서 조절 방법을 배우지 못하면 말이다. 특히 이 시기에 나이에 맞게 적절한 사회성과 대인관계를 훈련하지 못하고 디지털 기기에 노출되면 더욱 가짜 성숙해진다. 이 디지털 키즈들은 그러기에 현실감각의 부족과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출현하고 이런 현상들은 더 심해지고 왜곡되어졌다. 이런 것들이 무서운 이유는 아이들의 뇌를 망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학습에 도움을 주고자 아이들의 손에 쥐어 주었는데 오히려 공부 못하는 뇌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안줄 수도 없고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도 없는 시대 가운데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대안으로 디지털 페어런팅 원칙 7가지를 제시한다.
1. 기종과 성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 아이들의 손에 쥐어 주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들이 부모의 통제하에 있을 때 그리고 부모와 아이와의 사이가 좋을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이의 절제력과 인내력이 어느 정도 되었을 때 하는 것이 좋다.
2. 매일 보다는 주말에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중독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짧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것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폭력성이 있는 게임을 짧게 한다 해도 그 영향력은 대단하기 때문이다.
3. 기기 사용은 정해둔 규칙에 따라 해야 하며 위반시에 엄격한 벌칙에 대한 상호이해가 되어야 한다. 약속이 무너지면 아이의 기기사용은 위험하다.
4. 무조건 금하기 보다는 규칙을 정하고 규칙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 뒤 설득해야 한다. 강요와 협박은 오히려 관계에 독이 될 뿐이다. 대신 디지털 기계를 많이 사용하면 어떤 영향이 있는지 설명해 주어야 한다.
5. 디지털 경험에 대해 대화와 공유를 해야 한다. 감시가 아니라 대화를 통한 공유가 이루어 질 때 아이들의 정서는 안정적이 되어진다. 이것을 위해서 부모는 디지털에 대한 공부를 충분히 해두어야 한다.
6. 가족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가족회의를 통해서 서로 점검하고 규칙과 내용을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효과적이다. 서로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7.이런 노력에도 아이의 디지털 기계사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때를 놓치면 더 큰 어려움이 올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더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리 아이만 잘한다고 되는 세상이 아니다. 또한 학교나 학원에 맡겨놓으면 교육의 끝이 아니다. 지식이 아닌 지혜롭고 건강한 마음으로 성숙한 자녀를 양육하려면 부모의 역할이 가장 크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디지털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책이 바로 그 출발점과 도전이 될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다. 신의진 교수님의 다른 책들도 추천하는 바이다. 이분의 책들은 버릴 것이 없다. 자녀양육에 성공하고 싶다면 신교수님의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들의 필독서이며 가끔씩 중심을 잡아주어야 할 아빠들의 참고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