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 대전의 끝무렵 1945년 8월 6일 아침 8시 15분, 미국은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을 투하한다. 이로 인해 행복하던 가정은 흩어지고, 죽어, 헤어지고 사.라.졌.다.
사.라.졌.다. 라고
마침표를 꼭!꼭! 찍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당시 히로시마 히리마야에 살던 가장 스즈키 로쿠로가 찍은 가족 사진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히로시마 원폭 피해로 행복했던 스즈키 가족은 죽고, 헤어지고, 사라졌지만, 그의 사진을 통해 그들이 살아었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그림책이다.
그러므로 이야기를 쓴 사시다 가즈와 그림에 해당하는 사진은 스즈키 로쿠로 작가는 책 속 스즈키 가족의 가장 아빠의 사진이 책이 된 것이다.
한국 사람은 어디 가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나라 사람이 여행을 간 것을 이모티콘으로 표시하자면 눈 모양 이모티콘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한국 사람은 카메라 이모티콘으로 표현하면 그 표현이 딱! 찰떡이다. 어딜가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민족이며 남는 것은 사진이다.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계기가 스즈키씨의 사진 기록 때문인 것 같다. 새삼 글이든 사진이든, 그림이든 기록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사진첩으로 된 사진 중에 <히로시마 사라진 가족>과 비슷한 책이 있다. 내 이름과 똑같은 사진첩이자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는 <윤미네 집>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고전용각 교수가 딸아이 윤미가 태어나서 결혼하기의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남긴 사진첩이다. 나와 이름이 똑같아서 도서관에서 빌려봤었던 책이다. 고전용각 교수는 서울대 토목과 교수였지만 사진에 관심이 많아 '윤미'가 태어 난 순간부터 윤미가 시집갈 때까지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기록한 사진첩이다.
심지어 사진 작가인 아빠(전용각)는 윤미가 대학에 들어가고 연애할 때에도 따라가서 사진 찍는 열의를 보여줬고, 이로 인해 사진역사책(?)이 만들어 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