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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아이들 ㅣ 사계절 아동문고 120
황지영 지음, 이로우 그림 / 사계절 / 2026년 4월
평점 :
내 아이에게 가장 읽히고 싶은 책은 바로
'왜?' 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와 흥미 위주의 책들이 범람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아이가 자신만의 세계에 놓여
진지하게 왜라는 질문을 하며 사색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질 수 있는 책이야말로
그 어떤 금은보화보다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측면에서 황지영 작가의 '숨겨진 아이들' 이라는 창작동화는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에게 딱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된다.
'지네 장터 설화'를 바탕으로 한 한이 책은
지네신의 보호 아래 평화롭고 풍요로워 보이는 함지골이지만,
그 속에는 사실 여자아이를 제물로 바친다는 잔인하고도 슬픈 비밀이 있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당연시 여겨지는 마을 속에서
주인공인 숨이는 당연의 고리를 끊고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려는 모험을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스토리로 엮인 책이다.
이 책은 어른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것인지
진지하게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내 주위에 당연하게 여긴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희생 위에서 쌓여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
이 책에는 상당히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읽은 내 딸도 숨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은 제물로 바쳐지지 않기 때문에
눈감고 있어도 될까? 아니면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바로 잡으려고
고된 모험을 떠나야 할까? 라는 양면적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에 대해 나와 얘기를 해보기도 하였다.
이런 질문에 던져지고 그 속에서 답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지적 희열이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희열은 단순히 땀을 내거나 웃으면서 얻는 희열과는 또 다른
기쁨이기에 내 아이에게 이런 기쁨도 있다는 점을 항상 알려주고 싶었는데
'숨겨진 아이들' 이라는 책을 읽은 것이 좋은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정말 멋지게 그려진 삽화이지 않을까 싶다.
설화를 모티브로 해서인지 몰라도 시대적 배경을 정말 잘 살린
느낌있는 그림들을 글과 함께 읽으면서 정말 그 시대 속으로 시간여행하는
느낌을 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싶지만, 어떤 책이 좋은 책일지 고민하는 부모님들에게
꼭 한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