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것 등등... 정해진 답은 없다. 하지만 어찌보면 거창하진 않지만 조금은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이 지금 내 손에 들려있다.뇌출혈로 인한 갑작스런 병원행, 언제 완치될 지 모르는 기약없는 치료, 남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암울한 상황까지.. 갑작스럽게 맞이한 풍랑은 그들의 인생을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평범한 일상이 더이상 평범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투표를 하러 가는 장면이 너무나 가슴에 아팠다. 잠깐 나가서 하고 올 수 있는 간단한 행위임에도 직접 투표를 할 수 없기에 보호자가 대리로 투표를 해야하는 상황이라 낯선 상황에 현장에 있던 근무자들이 우왕좌왕하며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 만큼은 몸이 불편한 것이 죄가 되는것마냥 많은 사람들의 눈초리를 감당해야 했을 두 사람이 너무나 마음아팠다.사실 책이 출간되기 전에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방송이 있다고 해서 시청하였다. 마음이 아픈 것은 댓글 반응이었다. 남자친구의 순애보에 감동하는 반응이 있는가하면, 언제 완치될 지 모르는 쓰러진 연인을 위해 자신의 젊음을 쏟아붓는 것이 옳은 행동인지, 수경의 부모님이 남자친구를 향해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제3자들이 누군가의 삶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는 없다. 그저 선택을 존중하고 그 선택이 무엇이 되었든 응원을 해주면 그만일 것이다.많은 시련 가운데에도 굳건히 사랑을 지키고 보살펴 나가는 진휘님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삶 속에 또다른 불확실함과 싸워 나가는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행동으로 보여준 진휘님의 숭고함을 뭐라 표현할 수 있겠는가.P158 10년이 지나고서야 조금씩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사랑은 말로써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결심과 행동으로 이루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매번 그리도 가볍게 소비되고 마는 '사랑'이란 말을 자주 써왔지만, 그 단어는 말로 표현될 때보다 행동으로 전달될 때 몇백 배 강력한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