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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주성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평점 :
“그렇게 영화 촬영지에 오게 되면 한 영화의 상영시간 안에 다 담을 수 없었을 수많은 다른 장면을 상상하게 된다. 장국영이 볼링 치는 장면을 촬영했다가 나중에 편집했을 수도 있는 일 아닌가. 그렇게 나만의 <아비정전> 프리퀄을 써 나갔다. 어쩌면 그것이 지겨울 수도 있고 허탕 칠 가능성도 높은 ‘시네마 투어'의 재미다.”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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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된 화면에 그 짧은 대사 하나로 완전히 다른 시간과 정서의 에피소드로 ‘바통터치’하는 영화의 구조를 보면서, 힘들지만 전혀 다른 내 삶의 에피소드로 점프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고통스러운 지금의 시간도 한참 지나고 보면, 기나긴 삶에서 단지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할 테니까.”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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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홍콩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 <중경삼림>을 보고 걱정 반, 설렘 반의 상태였다. 여러 인종, 여러 문화가 등장하고 두 편의 에피소드에 나오는 홍콩의 밤과 낮은 마치 두 얼굴 같았다. 그리고 홍콩에 도착하여 본 모습이 영화와 똑같은 것에서 쾌감 한 스푼, 다른 모습에 재미 두 스푼을 느꼈다.
그때 <중경삼림>에 나온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있던 자리가 <아비정전>의 밤길이었다는 걸 알았다면 두 영화가 교차하는 지점을 통해 영화의 깊이를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까지 보지 못한 홍콩 영화들과 여행을 다시 갈 그 날을 기다리며 조금씩 아껴가며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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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