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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필요한 시간 - 전시 디자이너 에세이
이세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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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술학과 동기와 《에드워드 호퍼: 위에서》 전시를 관람했다. 함께 휘트니 미술관에서 에드워 호퍼 소장품을 봤던 터라 작품 이야기만큼 작품 수가 얼마나 많이 왔는지, 1층만 촬영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지, 전시 주관사가 ‘문화산업전문회사 호퍼’인데 이 회사는 호퍼만 연구하는 곳인지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실제로 책의 저자인 이세영 전시 디자이너는 전시는 ‘종합예술’이라 말한다. 작품이 소외받지 않음은 물론이고 모든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술구성원들이 긴밀히 협업해야 한다. 그래서 좋은 전시는 작은 모서리마저 섬세하다.  

저자는 일하며, 여행하며, 생의 중요한 순간들에 함께 한 미술관들을 말한다. 원주의 자연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뮤지엄 산, 예술가들의 애정으로 만들어진 마그 재단 미술관, 뉴욕의 상징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MOMA는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며 훌륭한 전시들을 담는다.

좋은 공간이라고 좋은 전시가 완성되는 건 아니다. 단지 대들보 같은 존재랄까. 공간 위에 어떤 콘텐츠를 세울지는 온전히 전시 구성원들에게 달려있다. 저자는 그 중 한 사람으로서 어떤 전시를 꾸려갈지 자신의 긴 연대기 속에서 고민하는 과정이 전시는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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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의 작업은 전시란 모든 작품이 소외되지 않고 완벽한 환경에서 아티스트의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너무 당연해서 모두가 쉽게 잊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나는 아티스트를 위한 전시를 만든다.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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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며 지역의 미술관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작품 관람 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가 응축되어 있고 커뮤니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술관들을 전시 디자이너의 눈으로 다시 바라볼 있어 새로웠다. 닿지 못한 곳들도 책의 감각을 보유한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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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26
에밀리 디킨슨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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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자를 닮는 것은 필연이다. 에밀리 디킨슨은 아래 시와 닮은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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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을 전부 말하되 간접적으로 말해 주세요 -

진실은 돌려서 말해야만 전달될 있어요

너무 충격적인 진실은 너무 눈부셔서

나약한 우리는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해요


아이들에게 친절히 번개를 설명하면

무섭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눈부신 진실도 조금씩 드러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장님이 거예요 -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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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증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그는친절하게진실을 말한다. 우리가 부시지 않도록.  

고통과 상실의 시인이 아니라기쁨과 향유의 시인이었고, 그녀의 선택은초월이나 천국이 아니라 지상이었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가 말하는 주제는 고통이 많지만, 그것을 말한 이유는 침전도 회피도 아닌 현생에서의 승화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구 하나인 사람의 가슴을 아프지 않게 있다면 / 인생은 헛되지 않으리”. 그는 기쁨을 향유하고 경험을 상실의 언어로 나누어준 친절한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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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시간은 고난의 시금석이지 -

치료제가 아니다 -

시간으로 치료된다면, 원래 병이 아니었음이

입증될 뿐이다 - - P166

기쁨을 아껴 마시는 사람은

봄을 즐길 자격이 없다 - - P228

내게서 모든 걸 빼앗아 가도, 황홀만은 남겨 두세요,

그럼 이 세상 제일 부자가 될 거예요 -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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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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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서 조우한 삶의 기록.

기쁨, 억울함, 감동처럼 특정 자극을 받으면 분비되는 눈물이 희망의 씨앗인 이유가 뭘까? 관용과 관심의 표현이기 때문이리라. 상대를 위해 눈물 흘리는 세상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품고 살아가는 세상일 것이다. 

이어령 선생님은 관용과 관심의 시선으로 사물을 보았고 그에 대한 기록을 해나갔다. 피와 땀으로 일군 과거를 현재에 녹아들게 하는 건 눈물이라 보았던 것일까. 그는 내일 일어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도 주변을 살폈고, 그 순간에 감사했고,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오히려 확신이 없었기에 더욱 현재에 충실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일상의 사물과 현상에 대한 통찰들이 내가 보는 세상을 더 크고 아름답게 보이게 해서 아주 천천히 읽었다. ‘달을 보려면 어둠의 바탕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생명이 있기 전에 그 배경이 있다는 걸 깨닫기. 의미없는 바탕이야말로 항상 그 곁에 있는 근본이니까. 사라지고 소멸하는 생명과 그 바탕. 눈물지은 눈으론 더 잘 보일 것 같다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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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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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트랩 - 당신을 속이고, 유혹하고, 중독시키는 디자인의 비밀
윤재영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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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 엄지손가락을 까닥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무한 스크롤로 무한 정보의 바다를 떠도는 일. 여기서 헤어나올 수 없게 하는 장치 중 하나가 디자인이다. 그야말로 ‘트랩’에 걸려 빠져나올 수 없다. 자동재생, 숏폼 비디오, 좋아요 기능, 인앱 브라우저,, 하나하나 계산된 디자인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다 보면 어느샌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잃어버린 시간은 어떤 것으로든 보상 받을 수 없다.

이용자의 편리를 위한 디자인이 변질된 것은 사용자와 사용 시간의 수적 증가만을 노렸기 때문이다. 수단이 목적을 가로질러 가는 건 비단 디자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사회의 기술이 ‘작업의 정밀성과 경제성, 효율성에만 집중한다면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와 오류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가게 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인간은 점점 더 많은 곳에서 배제될 것’이다. 그렇다면 일부러 불편하게 디자인하여 이용자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면 그게 ‘좋은 디자인’일까? 적당한 선을 찾기 위한 담론이 필요한 때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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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마이크 둘리 지음, 권경희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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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의시대다자신에게조차확신이들지않는시대에누가나에게확신을있을까아마부모님이유일하지않을까마이크둘리는모든부모의입장을대변해자식들에게확신을심어준다부모님앞에자식이모두 ‘아기이듯우주속의인간은모두 ‘초보자한없이작은존재로도살아가기위한가이드라인이있다면이런글이아닐까.

부모가자식에게있는가장다정한속상임살아가는데필요한에너지를쪼개쪼개치환한문장들불안할때마다초콜렛처럼하나씩까서입에오래도록물고있고싶은단어들. “앞으로사랑하는사람이겪을수밖에없을달갑지않은일을무슨일이있어도함께감당하려는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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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적은것에안주하라'라는뜻이아니라 ‘너는이미좋은많이가질준비가되어있다라는뜻이다.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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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짐과가지지못함은언제나상상력에달려있다.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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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덜컹거리게하는후퇴정지실망을맘보탱고차차차의스텝으로보라춤이뭔지모른춤을배우는동안은아무감각도감흥도일지않는다하지만그림으로보면동작하나하나에시가있다.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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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까지도아낌없이사랑할알아야한다는말보다애초사랑에는기준이없음을아는것이먼저다.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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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관계를 맺으며 무엇을 얻을지 모르지만, 연애나 인간관계만큼 삶에 보탬이 되는 건 거의 없다. 그 시기와 과정과 상대가 바라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고, 네가 얻고자 했던 것을 얻지 못했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사랑만큼 너를 빨리 일으키고 쓰러트릴 다른 배움도 아마 없다. 그러나 너는 마음을 열고 취약한 마음을 배워가면서, 결국 일어서고 쓰러진 뒤 다시 너를 일으키는 건 너 자신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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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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