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뭘까? 책을 읽어도, 노래를 들어도, 대부분의 주제는 '사랑'이다. 하물며 이 소설에서는 귀신마저 사랑 타령이다. 원래 귀신이란 나에게 너무 무서운 존재였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하는 말을 듣고는 좀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귀신? 없을 것 같기는 한데, 난 있었으면 좋겠어. 귀신이 있다는 건 사후세계가 존재한다는 거잖아? 그럼 난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제발 귀신이 내 앞에 나타났으면 좋겠어."보영이 만난 세 귀신들은 각자 절절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선영과 규대의 이야기가 너무 슬프게 다가왔다. 나도 결혼을 약속한 애인이 있어서일까, 이 커플에 감정이입을 열심히 하면서 보게 되었다. 만약에 내가 남편보다 훨씬 일찍 죽게 된다면 어떨까? 남편이 나 말고 다른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서 행복하게 사는 걸 진심으로 바랄 수 있을까? 아마 나도 선영처럼 남편이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 배신감에 복수하고 싶을 것 같다. 그렇지만 진정한 사랑은 그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거란 말도 있는데...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 어렵다.사랑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다. 나는 아직 사랑이 뭔지 정의 내리지 못했다. 지금 애인을 만나기 전에도 연애를 하긴 했었지만 그건 사랑을 한 게 아니라 그냥 연애를 했던 것 같다. 조금 낯간지러운 표현이기는 하지만 지금 애인을 통해 사랑이 뭔지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문득 이 사람이 없으면 난 어떻게 살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슬퍼질 때, 내가 이 사람을 많이 사랑하는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그리고 3년 뒤 이 사람을 정말 사랑하는 걸까? 사랑이 뭘까? 너무 깊게 고민하게 되었고 애인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사랑이 뭔지 너무 깊게 생각해버린 나머지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러 버린 것이다. 아직도 사랑이 뭔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그렇게 내가 그에게 준 상처를 떠올리면 가슴이 너무 아프고 미안하다. 여전히 그가 곁에 있어야 편안하고 그와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 사랑을 한 단어로 정의 내리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나는 그를 사랑한다.“어차피 봄 되면 다 녹을 텐데 그냥 내리는 거잖아요, 눈은. 녹을 거 생각했으면 이렇게 예쁘게 못 내리지. 펑펑. 그러니까 사랑도 그냥 하는 거예요. 막 좋아해버리고 좋아하다가 싫어지면 말고. 죽었으니까 더, 더 내 마음 가는 대로 해볼래.”보영이 만난 또 다른 귀신 중 하나인 나라가 하는 말인데 이 말이 마치 나한테 하는 말로 들렸다. 사랑? 머리로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라고. 상처받을까봐 좋아하는 마음 덜 보여주지 말고 마음껏 표현하고 많이 사랑해야겠다. 간만에 가볍게 읽고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주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