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에어
샬롯트 브론테 / 범우사 / 1990년 3월
평점 :
품절


교양서적목록이라면 어디에든 올라가 있을 법한 너무나도 유명한 '제인에어'를 나는 이제서야 읽었다. 1800년대 중반에 쓰여졌으니 지금으로 부터 150여년 전 소설이다. 고전.. 얼마전 읽었던 몇 몇 고전들(예언자, 우정을 위하여, 노년을 위하여)에서 큰 감동을 못받은 나에게 고전은 약간은 따분하고 지리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 책도 손에 들긴 했지만 '따분할꺼야'라는 생각을 앉고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 수록 제인에어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어갔다. 사실 '제인에어의 매력' 이라기 보다는 '샬롯 브론테의 매력' 이란 말이 더 적절할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진보적인 사상에 놀라고 작가로서의 능력에 놀랐다. 현대를 살아가는 나조차 이제야 깨이기 시작한 여성에 대한 인식을 그녀는 놀랍게도 그 시절에 갖고 있었다. 주인공으로 미녀를 내세우지 않은 점에서 미가 여성의 중심이 아님을 피력하고, 가난하지만 부자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으며 여성으로서 남성(로체스터)과 대등한 위치에 섰으며 어떤 문제라도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현명하고도 당찬 여성상을 보여주었다. 여자는 집에서 조신하게 소일거리나 해야하고 큰 일은 남자에게 맡겨야 하는 법이 어디있냐며 여성의 대등성을 제인에어를 통해 부르짖는 샬롯브론테.. 그녀는 정녕 범상한 인물이 아니었다.

이런 그녀의 진보적 성향보다도 더 놀라웠던 것은 그녀의 묘사능력이었다.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제인에어'는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 자연과 심리 묘사의 백미였다. 책의 8할이 묘사라고 하면 과장이겠지만 그만큼 그녀의 묘사는 깊고 다양하게 책의 여기저기에 포진해있었다. 책을 대충대충 빨리 읽으려고만 했었더라면 이런 묘사들은 책의 줄거리를 빨리 캐치하지 못하게 하는 잔가지 들이었겠지만 그녀만의 묘사의 매력에 한 번 빠져들자 이는 책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예쁜 꽃들로 다시 피어났고 묘사를 읽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 묘사들 때문에 이 책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보고 싶어진다.

 

** 범우사 책의 단점 : 오타가 정말 놀랍게도 많다. 한 장당 한 글자씩은 있는 듯 하다. 출판사 이름이 멋져서 샀는데 씁쓸한 기분을 감출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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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3 0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에어의 모습만으로 이 책을 기억했었는데, 새로운 느낌을 가져갑니다. 살아가면서 언젠가 다신 읽어보게 될 책중에 한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샬롯트 브론테라는 작가의 묘사력을 주의 깊게 봐야겠군요.^^ 그리고 범우사책은 피해야 겠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