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굿바이, 게으름 -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개정판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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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영어학원에 다니고 열심히 책을 읽고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달렸다. 그저 ‘열심히’ 하나이면 모든 것이 다 잘될 줄 알았다. 남들에게 뒤쳐진다는 마음에 조급해했고, 그 조급함은 급하지 않을 때에도 파란불이 깜빡이는 횡단보도를 뛰게 만들었다. 이 책의 첫 부분에 소개되어있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K'씨의 사례와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삶이었다. ‘K씨는 게으른 사람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도 나는 K씨가 게으르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K씨는 분명 게으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와 동시에 나 역시도 게으른 사람이라는 자각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게으름의 정의가 많이 나오는데 ‘삶의 중심영역에서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 ‘선택을 회피하는 것’, ‘할 일도 안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것’, ‘즉각적 만족과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마음이 방향 없이 어질러진 상태’ 등이다. 이 정의들을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게으름이란 ‘너로서 살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너로서 산다’라는 뜻은 삶의 지향성을 가지고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K씨는 열심히는 살고 있지만 그 ‘열심히’라는 것에 초점이 없으며 자기로서 살지 못했기 때문에 게으르다고 판정받은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나로서 살아가지 못하는 전형적인 인간이었다.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호기심도 많았기에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조금씩 하면서 살아가면 되지 않겠느냐 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자꾸 회의가 들었다.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데도 그것은 몇 달 가지 않아 시들해졌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의 일에 열정이 생기지 않았다. 남들은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직장도 안정적이고 수입도 넉넉하니 더 바랄게 무엇이 있냐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나의 고민이 사치스러운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했다. 그러나 항상 ‘이것이 내가 바라는 삶인가?’라는 질문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의 대답은 언제나 ‘아니오’였지만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 책은 혼란스럽던 나의 마음을 정리해주었고 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한없이 고마운 책이다. 책을 통해서 나는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직시했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나의 문제점은 앞에서도 계속 말해왔지만 나로서 살아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나로서 살기 위해서는 삶의 지향성이 있어야 한다. 내 삶이 한 그루의 나무라면 줄기를 따라 내려가고 내려가서 한 곳으로 모이는 뿌리가 바로 지향성, 즉 삶의 목적이다. 나는 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해 놓고도 답답했다. 내 삶의 목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내 삶의 목적을 찾아야 하는지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하루라도 빨리 나로서 살고 싶은데 삶의 목적이 없다니... 앙꼬 없는 붕어빵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조급해한다고 해서 목적이 뚝 생기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대신 나는 내면의 나와 자주 대면하기로 했다. 나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을 때 내 삶의 목적이 나비처럼 내 어깨위에 내려앉을 것이라고 믿었다. 언제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는 세상에 가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믿고 있다면 언젠가는 나에게도 내 삶을 뒤흔드는 목적이 생길 것이고 삶의 에너지를 그 목적으로 집중시켜 진정한 나로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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