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을 구한 활 - 궁장 ㅣ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6
선자은 지음, 홍선주 그림 / 사파리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시리즈 여섯번째 이야기는 궁장이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활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우리나라에는 활을 잘 쏘는 선수들이 있다고만 생각했던 것이다.
세상을 구한 활을 접하다보니 또 한번 우리 민족의 장인정신에 고개를 숙이고 감사한 마음에 숙연해진다.
무엇이든 가야 할 길에서 급하기 보다는 도를 따라 흐르는 물을 거스리지 않는 마음,
급하다고 하여 그것을 꿰뚫었다 하여 거만하지 않고 중도를 걷는 마음이 세상을 구한 활, 궁장의 마음에서 느껴졌다.
검은 해를 쏘아 떨어트릴 활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였고, 성급하게 해결되어질 문제도 아니였다.
성질 급한 두봉과 원리를 따르며 꾼장이의 마음을 따라 움직이는 장이의 대립되는 성격이 아이들에게 궁장이라는 꾼장이가
무엇인지 알기 쉽게 다가왔다.
하늘과 땅을 어우르는 세상을 구하는 활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 옛것이 가진 매력을 한껏 발산하면서
차츰차츰 완성되어간다.
물소 뿔, 대나무, 소 심줄, 뽕나무, 참나무, 민어 부레 풀, 화피 일곱가지의 재료를 찾고 준비하는 일도 어렵고 활을 만들었다하여
두봉이처럼 급하게 쏘아 올린다 하여 활이 되는 것도 아니였다.
활을 만들고도 활을 말리는 긴 시간이 필요하고 활을 여러 차례 밀고 당겨 풀어줘야 하는 해궁에 따라 활의 성능이 좌우된다 한다.
활을 만드는 손길이 시간과 정성이 깃들어야만 비로소 활이 되고, 궁장과 활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세상을 구할 수 있는 활이 탄생하는 것이다.
장이는 나무같은 마음, 소같은 강한 힘으로 활시위를 당겼다.
화살은 하늘과 땅 사이를 가로지르며 날아올라 검은 해의 한가운데를 뚫었다.
이렇게 장이와 활은 하나가 되어 물고기가 헤엄을 치듯, 나방처럼 빠르게 하늘로 날아오른 것이다.
꾼장이의 마음은 자신이 만든 것들에 생명을 불어넣고, 일체가 되어 세상을 구하고, 세상을 가꾸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엄마가 먼저 감동 받는 책들이 있다. 줄거리에서 그림에서, 혹은 오늘처럼 우리 것의 소중함이
가슴으로 들어올때이다. 활이라면 잘 쏘면 장땡이라 여겼는데 활을 만드는 과정을 동화로 읽어보니 주몽이나 거타지도 궁장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이름이였구나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