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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교향곡
조셉 젤리네크 지음, 김현철 옮김 / 세계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요즘 구입하는 책들중에 추리소설이나 스릴러의 양이 부쩍 늘었다. 왜 그러한가 하면 탄탄한 스토리 진행이 마음에 들어서 하나 둘 구입하게 된 것 같다. 물론 이번에 읽은 10번 교향곡 또한 스릴러 소설이었다. 요즘은 만화나 드라마에서 '클래식'에 대한 주제를 많이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요즘 방영중인 '베토벤 바이러스'나, 일본드라마인 '노다메 칸타빌레'같은 것 말이다. 예전에는 클래식 하면 왠지 따분하고 졸린, 음악하는 사람들이나 듣거나 음악 시험을 볼 때가 아니면 접하지 않는 그런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어느샌가 우리에게 가까워 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책 중에서 가장 잘 읽는 책이 소설책 이기에 10번 교향곡도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처음 책을 봤을때는 생각보다 두꺼운 두께에 놀라버렸다. 460페이지가 넘는 책 이었기에 기쁘면서도 약간 부담스럽기도 했다. 물론 나는 두꺼운 책을 구입하는 것이 즐겁다. 이왕에 책을 구입하는 것 이라면 조금이라도 두꺼워서 그 책을 오래오래 읽고 싶은 마음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이동거리가 많아 보통 이동하면서 책을 읽는데, 두꺼운 책은 들고 다니기엔 부담이 되긴 한다.
나는 클래식과는 그다지 연관이 없다. 물론 기본적인 지식도 없는 상태이다. 유명한 음악가라면 베토벤, 모짜르트, 슈베르트정도. 곡도 몇가지밖에 모르고 있다. 베토벤이 9번 교향곡까지 썼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저자는 베토벤 전문가이자 피아니스트며 작곡가이다. 저자는 조셉 젤리네크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다. 조셉 젤리네크는 18세기 베토벤과 동시대를 살며 베토벤에게 빈에서 참패당한 피아니스트라고 한다. 그만큼 책의 이곳 저곳에서 베토벤에 대한 지식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이 책을 읽으며 베토벤에 대한 지식을 약간이나마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유럽의 여러 곳들과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며 진행하는 전개방식이다. 이런 전개방식은 자칫하다간 소설의 몰입도를 떨어지게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방식도 된다. 처음에는 단지 베토벤에 대한 논문을 쓰는 주인공의 생활에서 미발표된 10번 교향곡의 재현과 중세시대에 사용한 무참한 살인방식으로 스토리가 시작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모르는 음악 용어가 나오곤 한다. 기억력이 나쁜 나로서는 책을 다 읽은 지금 그런 용어를 기억하지는 못하고 다. 음악적인 용어를 잘 모른다고 해서 책을 읽는 데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다. 하지만 용어에 대한 설명이 있다면 조금 더 이야기를 이해하기 쉬웠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암호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내가 배운 암호학이어서 상당히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맨 뒷 부분에 수록되어 있는 부록에서는 베토벤과 그의 작품들과 9번 교향곡의 저주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있다. 부록을 먼저 읽고 본편을 읽으면 조금 더 소설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음악과 스릴러라는 집합은 왠지 모르게 어울린다. 이 책에 나온 부분중 음악사의 사건중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는 모른다. 나에게 있어서 어디까지가 진실이냐의 문제보다는, 그러한 면이 추가되어 이 책을 조금이라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