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분 세계사 - 매일 한 단어로 대화의 품격을 높이는 방법
김동섭 지음 / 시공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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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에 중,고등학생 시절을 보낸 나는 세계사라는 과목을 고2때 처음으로 만나겠되었다. 사촌언니, 오빠들이 '세계사 어렵다'고 미리 겁을 주곤 했었어도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던 나로서는 세계사 과목이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당시 책이 풍족하지 않던 시대였던터라 세계사는 오직 교과서로밖에 만날 수 없어서 교과서에 실린 짧은 설명과 함께 한 귀퉁이에 실린 조그마한 흑백사진들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면 지금처럼 관련 서적이나 영상자료들이 풍족하지 못했던 게 오히려 내게 더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프랑스어를 전공하신 언어학 박사님이 언어를 연구하다 언어의 역사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던 중에 발간하게 되었다. 언어학 박사님이시다보니 세계사를 그냥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핵심단어를 제시한 후 그 단어의 어원과 유래를 탐험하며 자연스레 세계사를 이끌어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여정이 쉽지는 않다. 나는 최대한 독자들이 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그리고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색다른 형식을 택했다. 누구든 하루에 3분씩만 시간을 할애하면 된다. 3분 동안 핵심 단어 1개의 어원과 유래를 탐험해보는 것이다.

     단어는 풍성한 역사적 배경과 지식을 품고 있으므로, 이 책이 제시하는 대로 100일 동안 따라가기만 한다면 머릿속에 수많은 역사상식이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 본문 5~6쪽 인용 -

     저자의 취지에 걸맞게 이 책은 마치 천일야화처럼 하루에 한 개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Day 1, Day 2, Day 3  이런 식으로 Day 100까지 세계사 이야기들이 소개되어져 있다. 물론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갈 수도 있고, 나처럼 호기심이 강한 사람이라면 목차에 실린 매일매일의 제목을 보다가 급궁금해지는 제목을 보면 그것부터 읽어도 된다. 책을 펼치는 순간 눈길이 가던 주제가 몇 개 있었는데 제목만 봐도 읽지 않고서는 못 배길 주제들이었다.

      - Day   6.   남편은 집 지키는 사람이다?

      - Day  12.   손수건은 코만 푸는 천이었다?

      - Day  24.   밀가루는 왜 꽃과 같은 발음을 가지게 되었을까?

      - Day  49.   크리스마스를 왜 X-마스라고 하게 된 걸까?

      - Day  60.   네덜란드 축구 팀은 왜 오렌지 군단이라고 불릴까?

      - Day  69.   타이타닉 호는 침몰할 수밖에 없었다고?

      - Day  91.   캐나다는 실수로 붙여진 이름이다?

      - Day  94.   왜 성경에는 40이라는 숫자가 많이 나올까?

      - Day  99.   이메일 주소에 쓰는 골뱅이는 어디서 왔을까?



    내가 제일 먼저 읽은 내용은 Day 94의 '왜 성경에는 40이라는 숫자가 많이 나올까?'였다. 정말 그렇다. 성경을 읽다보면 노아가 방주를 만들고나자 몇날 며칠 비가 내리는데 그 날수가 40일이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땅에 끌려가서 40년이라는 세월동안 노예생활을 했으며, 그 백성들을 데리고 애굽에서 나온 모세의 경우를 보면 40세 때 살인을 하고 미디안 땅으로 도망갔다가, 40년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데리고 애굽땅을 떠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게 되는데, 역시 광야에서도 40년의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뿐만 아니라 광야에서 마귀의 시험에 들지 않기 위해 예수님이 금식을 한 일수도 40일이다.  사실 성경책을 읽다보니 유난히 40이라는 숫자가 많다는 건 이미 느끼고 궁금해하고 있던터라 얼른 Day 94의 내용을 읽어보았다. 저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수메르인과 접목하여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데 크리스찬인 나에게 있어서는 사실 충분한 설명이 되지는 못했다. 그래도 그렇게 연결지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에 저자의 세계사적 지식이 방대함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다보니 호기심을 자극하기 좋은 주제와 쉬운 설명덕에 학생들이 읽어도 좋겠다 싶었다. 물론 세계사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익힐 수 있는 형식은 아니지만, 초.중.고 학생들 모두가 읽어도 될 정도로 부담없이 읽기 좋다. 세계사를 배우기 전에 읽으면 배경지식 쌓는데 도움일 될 것이고, 세계사를 배우는 단계의 학생들이라면 잠시 쉬어가며 부담없이 가볍게 소화시키기에 좋을 것 같다. 안그래도 내가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중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무슨 책이냐며 자꾸 관심을 보이길래, 엄마 다 읽으면 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편하게 세계사에 접근할 수 있는 이 책이 온 가족 모두 세계사 상식을 쌓아가는데 일조할 것 같다는 기분좋은 예감이 든다. 언제쯤 엄마가 이 책을 다 읽나하고 기웃기웃거리는  딸아이에게 얼른 갖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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