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야, 뭐 하니? - 가을 이야기 구름골 사계절 3
박경진 글.그림 / 미세기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복숭아아밭으로 둘러싸인 예쁜 집에서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을 만들고 계신

박경진 선생님의 정감있는 동화, <여우야, 뭐하니?>...

이 이야기 속의 구름골이 박경진 선생님의 동네를 배경으로 한것이라기에

더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았답니다.

책의 서두를 대신하는 듯한 대화체의 따뜻한 이야기 한 토막.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아이보다 엄마인 제가 더 신이 나서 책장을 넘기기 바빴죠. ^^

 구름골 어른들이 장날을 맞아 곶감이며 호박이며 버섯등을 가지고

장에 내다 팔러 가시는 바람에 마을이 텅텅 비었죠.

그래서 방실이는 여우를 보러 가자는 영아의 제안에 수락하여

영아를 따라 산으로 가게 됩니다.

 풀숲에서 꿩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며

영아의 안내를 받아 방실이는 조그만 굴 앞에 도착하게 되죠.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여우는 나오질 않자 둘은 배가 고파 방실이가 챙겨온 곶감을 

요기삼아 먹죠.

방실이는 여기저기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겁을 잔뜩 먹습니다.

 우연히 고슴도치를 놓치게 된 영아는 방실이를 이끌고 고슴도치를 찾으러 가다가

선녀 나라 꽃밭에 도착을 하죠.

방실이와 영아는 꽃마다 이름을 붙여서 부르며 한바탕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하늘에 떠 있는 고래 구름, 양떼 구름도 보다가

날이 어둑어둑해지려고 하자 둘은 그만 산을 내려갑니다.

그래도 영아는 아쉬운 마음이 남아서

방울벌레에게.. 소쩍이에게...쑥부쟁이에게... 고슴도치에게...여우에게

차례차례 인사를 하며 내려가죠.

 

##  아무래도 시골생활을 이해 못하다보니 제가 쉽게 이야기 해줘도

저희 딸아이는잘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단지 여우를 왜 못 만났는냐에만 초점을 맞추고 질문하기 바쁘더라구요.

오히려 아이보다 제가 더 가슴 찡하게 읽었던 책이에요.

제가 어릴 적에 시골 외할머니댁에서 살았던 터라

장날, 뒷산, 곶감, 꾸어, 도깨비바늘 등의 단어가

너무나도 익숙하게 다가왔거든요.

어릴 적 추억도 마구 떠오르구요.

나이 차이 얼마 안 나는 외삼촌이랑 뒷산을 놀이터 삼아 하루종일 뛰어놀던 기억들에 빠져

잠시동안 회상에 젖어 있을 정도로요.

딸아이가 아직은 방실이와 영아가 여우를 못 만났다는 사실에만 마냥 아쉬워하는 꼬맹이지만

좀 더 자라면 이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겠죠?

<여우야, 뭐하니?>가 저희 아이도 곧 가을 기운 만연한 구름골로 안내해주리라 믿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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