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 수의사가 되고 싶은 수의사의 동물병원 이야기
김야옹 지음 / 뜻밖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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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김야옹.

    새책을 읽게 될 경우 나는 항상 제목보다도 저자의 이름을 먼저 보는 습관이 있다. 왜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언제부턴가 생겨난 습관이다. 이번 책 역시 제목보다 저자 이름부터 보는데 '김야옹'이다. 순간 '이 분 뭐지? 진짜 이름이 야옹일까? 아니면 신비주의?'하는 호기심과 함께 책 내용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야기시키려고 한 저자의 큰 그림일지도 모른다고 혼자서 추측하고 있음)



     책표지를 넘기자마자 두 장의 고양이 사진이 나왔다. 처음엔 그냥 보고 넘긴 사진인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두 장의 사진이 책의 핵심을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다. 너무도 귀여운 고양이 사진과 죽음의 사자가 데려가기 직전의 고양이 사진. 이 두 장의 사진이 주는 임팩트는 생각보다 강했다. 김야옹 선생님이 30대의 나이에 고생 끝에 수의사가 되어서 어떤 마음으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임하고 있는지도 알 것 같았다. 반려인이라면 조금은 공감할 수 있는 그 마음. 나 역시 반려인이기에 길 가다 보이는 길고양이들도 내 자식 같은 마음이 들고, 우리 강아지 산책시킨다고 오가는 길에 만나는 남의 집 강아지들도 내 강아지같은 이 오지라퍼 정신. 김야옹 선생님은 나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으리라.



      이 책에는 김야옹 선생님이 만난 다양한 동물들의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 '미루'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인상깊게 남는다. 제일 먼저 소개되어 그런 것도 있겠지만, 고양이를 향한 선생님의 간절함이 그대로 느껴진 사연이었기 때문이다.  으스러진 골반에 변이 지나가는 길이 눌려진 탓에 변을 보지 못해 고생하던 미루. 그 사정이 너무 딱한 나머지 장갑을 끼고 손가락에 윤활제를 발라서 미루의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변이 지나갈 수 있는 틈을 만들어 준 선생님. ( 어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탄복할 정도이다) 변이 물러지는 약도 먹었지만, 선생님의 '손가락 스냅' 덕분에 미루는 결국 변을 보게 되었고 수술까지 잘 마쳐 건강해지게 된 사연. 해피엔딩의 이야기라 기뻤지만   유기동물의 헤피엔딩 이야기라 미루의 사연은 더욱 감동이 배가 되었다.



      이 밖에도 길고양이의 눈 수술 과정에 적극 참여하다가 수의대에 진학하게 된 봄이 보호자 이야기, 길고양이 튼튼이의 치료 끝에 '감당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울먹이며 튼튼이의 보호자가 된 이야기, 김부장님과의 이혼을 막기위해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내야 했던 고양이 '박쥐' 이야기 등 재미와 감동, 코믹요소까지 겸비한 에피소드로 가득한 책을 읽다보니 한 자리에서 금방 다 읽어낼 정도로 무척 재밌고 흡인력 있었다.

     


       나 역시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인이다. 그리고 동물들을 너무도 예뻐한 나머지 학원 가는 길에도 '츄르'를 꼭 가지고 다니며 우리 아파트 주변의 길고양이들에게 나눠먹이기 바쁜 두 딸아이 덕분에 나도 점점 '캣맘'이 되어가고 있다. 며칠 전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쓰레기통 옆에 있는 간이 수돗가 고무대야에 담겨있던 물을 먹으려고 낑낑거리던 길고양이를 본 후로, 항상 그 대야에 물이 가득하도록 채우는 사람이 되었다. 청소하시는 분께서 자꾸 비워내시는 것 같은데 그럴 때마다 모른척 가서 다시 물을 채우고 온다.

        이렇듯 점점 동물들에 대한 애정이 달아 오르는 나에게 이 책은 그야말로 더욱 화력을 높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유기동물을 무상으로 치료해주고, 동물들을 치료하며 다양한 이유로 눈물 흘리기 바쁜 김고양 선생님의 이야기는 수의사를 꿈꾸는 우리 둘째아이에게까지 감동을 주며 아이가 자신의 꿈을 더욱 다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치료과정을 통해 만났던 동물들과의 기억이 점점 사라져감을 안타까워하며 더 늦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일념으로 이 책을 펴낸 김고양 선생님과 아내이신 김부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 불쌍한 동물들을 치료해주셔서 감사하고, 감동적인 많은 사연들을 살려내어 책으로 펴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꼭 전해드리고 싶다. (하나만 덧붙인다면, 프롤로그에서 이 책을 바치고 싶은 대상들을 소개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인 분들'도 포함시켜주심에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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