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과 오십 사이 - 4050세대 인생 새판 짜기 프로젝트
김병숙 지음 / 성안당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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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봄에 건강에 이상이 오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병원 순례를 많이 하게 되었다. 양방, 한방을 번갈아가며 치료 및 약처방을 받곤 했는데, 약국에 들렀던 어느 날 잠깐이었지만 나도 모르게 흠칫 놀란 일이 있다. 처방받은 약봉투를 받아드는데 내 이름 석 자 옆에 있던 괄호 속의 4자로 시작하는 두 자리 숫자를 보고 나도 모르게 놀란 것이다. '어? 내 나이가 이랬어?'라며 마음 속으로 큰 소리로 나에게 묻고 있었다. 우리 애들이 커가는 것만 보고 있었지 내 나이가 들어가는 건 생각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온 탓이리라. 철없는 소리인지 몰라도 아직도 난 30대 초반인 것만 같은데 말이다.(외모가 그렇다는 게 아니다. 내 마음이 느끼는 나의 나이를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나도 모르게 나이를 먹다보니 벌써 40대 중반이 되었는데, 이렇다 금방 50대를 맞이하게 될 것 같은 생각에 한 번씩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때도 있다. 우리 엄마가 50세에 외할머니가 되셨는데 '나도 이러다 금방 할머니가 되는건가?' 싶은 생각도 들면서 인생의 속도가 참 빠름에 아직 오지도 않은 50대가 두려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시간은 빨리 지가가는데, '과연 나는 인생의 후반기를 후회없이 잘 보낼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말이다.

         이 책은 나처럼 인생 후반기를 고민하는 4050세대들을 위한 책이다. 내가 좀 예민하게 구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저자의 서문을 읽다보니 위로가 된다.

          그중 40대에 가장 빛나는 생산력을 내뿜고, 50대에는 그 완성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사십과 오십 사이'는 대한민국의 중추 세력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혼돈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나라를 지탱하고 있는 이들은 10여 년 전부터 위기에 놓여 있었다. 40대와 50대는 한창 일할 나이면서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승진 경쟁과 고용 불안, 부모와 자녀 부양에서 오는 경제적 부담 등 커다란 사회적.심리적 변화를 겪는 시기이다.

                                                          - 서문 中 -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승진 경쟁, 부모와 자녀 부양에서 오는 경제적 부담은 그야말로 우리집 상황을 제대로 짚어낸 부분이다. 남편의 승진고민, 연로하신 부모님 건강유지비, 고등학생이 된 큰 아이의 늘어나는 교육비 부담 등은 요즘 우리 부부의 주된 고민이자 주 지출 항목이기도 하다.  아이들 양육하며 직장 다니느라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정신없이 30대를 보냈기에 40대가 되면 좀 여유롭고 편안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또 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그래도 이 책을 읽다보니 희망과 용기가 생겨난다. 일단 제목만 봐도 에너지가 생김을 느낀다. 크게 네 가지 챕터 아래에 소주제들이 분류되어 있는데 그 중 몇 가지가 현재의 나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 부족한 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 꾹꾹 참지 말고 감정에 솔직하기

               - 긍정적인 말로 충전하기

               - 복잡할수록 생각 멈추기

               - 사소한 것들에 힘쓰지 말기

               - 일과 휴식의 균형 지키기

               - 나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기

               - 단순하게 생각하고 과감하게 실행하기

               -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 약점은 버리고 강점을 키우기

              제목만 봐도 긍정의 에너지가 물씬 느껴질 정도였으니 다 읽고 난 지금은 그야말로 에너지가 빵빵하게 충전된 기분이다. 건강이 나빠지진 않을지, 자녀들 대학진학 문제는 잘 해결될지, 직장에서 도태되진 않을지 등등의 문제를 상상하며 오지도 않은 50대를 어찌 맞이해야 할까 고민이 되곤 했는데, 이제 뭔가 로드맵이 짜여진 기분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4050세대에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게 있다. 과거의 삶을 조망하는 자기 성찰, 미래를 가늠하는 현명함, 현재의 변화에 발맞추어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력. 이 세 가지를 꼭 갖추어야 한단다. 남은 나의 40대 기간 동안 이 세 가지가 잘 갖추어질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연습하고 연마해서 다가 올 50대에는 좀 더 우아하고 여유로운 나의 중년을 맞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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