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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이 떠날 차례 - 여기 아닌 저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여행의 이유
강가희 지음 / 책밥 / 2019년 5월
평점 :
책 제목처럼 여행을 하고 싶게 만드는 책.
보통 여행에세이라 하면 겉 표지에도 보통 책에 언급되는 여행지의 사진이 나오고는 한다.
그런데 이 책표지에는 사진이 담겨있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이 그냥 여행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담겨있는(사진이 없는) 에세이 책이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많지 않은 사진들이었지만 사진과 작가님의 글은 매력적이였다.
잠시만 읽고 내려놓아야지 했던 책이었는데 짧은 시간에 나를 확 붙들였다.
작가님이 방송 작가여서인지 헤어나오는데 좀 시간이 걸렸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먼 여행에서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건 나 자신"이라고 했다."
P.27
이 책을 읽은지 얼마되지 않아 언급된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말이다.
왜이리 와닿는지 여행을 하면 내 자신을 온전히 생각하게 된다는 걸 나도 가끔 깨닫는다.
물론 연애하기 전이나 결혼하기 전에 혼자 떠났던 여행은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옆에 누군가 없어도 전혀 외롭지 않은 여행이였다.
누군가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나만 생각했던 즐거운 여행이였다.
그리고 가끔 일상을 보내는 나의 기억 속에서 깜빡이 없이 훅훅 튀어나오고는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혼자의 여행을 좀 더 즐길걸' 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마무리 되긴 하지만 말이다.
결혼하고 아기 낳고 나서 비록 혼자 떠나는 여행은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다 같이 떠난 여행에서도 나만의 시간이 잠깐씩 생긴다.
예를 들면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아이가 자면 그 때부터는 나의 시간이다.
물론 그 시간 중에는 운전하는 남편과 수다 떨기 바쁠 때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창문 밖으로 빠르게 변해가는 풍경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힐링되는 기분이다.
혼자 여행을 떠났을 때는 자가용 차가 없어 항상 뚜벅이 확정이었다.
그러기에 기차와 버스, 지하철 등 각종 교통수단을 당연하게 이용해야했고,
나는 많은 사람들을 구경하거나 풍경을 구경하고는 했다.
특히 혼자 여행을 떠나며 가는 곳이 있었는데 그 곳은 성당이였다.
대학생때 아는 지인이 가끔 혼자 타지에 있는 성당을 다녀오고는 했는데
다녀온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뭔지 모를 편안함과 궁금증 등등 다양한 감정이 뒤섞였다.
그리고 갔다온 나는 왜 혼자 타지 여행을 갈 때 성당을 가는지 깨닫고는 했다.
미사 시간이 아닌 성당 안에서 조용히 기도 드리는 것도
푸름을 간직한 나무들 밑에 있는 십자가의 길을 천천히 걸어가는 것도
성당 앞에 성모마리아상 건너에 있는 의자에 앉아 바라보고 있는 것도 너무 좋았던 기억밖에 없었다.
'내가 정말 힘든 일이 있었는가?'라는 생각도 들기까지 했다.
그 만큼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여행했던 기억들을 다시 풀어놓았다.
그리고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그 생각
이 책을 다 읽고 덮기까지 그 생각은 없어지지 않았다.
'아, 여행가고 싶다.'
'여행이란게 뭐가 있나? 조용히 공원을 천천히 걷는 것도 여행이지'라는 생각으로 마무리 되었다.
둘째가 100일 가까이 되면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다녀와야겠다.
지금까지 여행이 생각나는 책
'이제, 당신이 떠날 차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