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두 살의 바다 ㅣ 좋은꿈어린이 3
류근원 지음, 백명식 그림 / 좋은꿈 / 2014년 3월
평점 :
열두 살의 바다
열두 살의 바다를 선택하게 된건 현직 덕성초등학교 교장님이 아이들을 위해
바다를 무대로 만든 동화인데요, 읽으면서 바다보다 더 큰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는 아름다운 동화라는 거예요.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갈때~
아기는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 노래에~
우리 아기가 잠들때 자장가로 많이 들려주는 노래인데도
열두 살의 바다를 읽으면서 내내 흥얼흥얼 부르게 되었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제주도는 커져가는 사교육 열풍과 영어마을, 국제학교등
많은 외국 거대 자본과 투자! 그리고 개발, 해군지기등 많은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는
환경과 보존의 갈림길에 있답니다.
요즘 세월호 전복으로 온나라가 시끄럽고 어지러운 가운데 까치놀섬을 배경으로
열두 살의 눈으로 보는 바다와 더불어 사는 까치놀 사람들의
끈끈한 애정들을 엿볼수 있었답니다.
희망호에 희망를 실은 청년들, 환이 남매와 곱추 거북할아버지,
금실이 누나와 종석이 삼촌의 애절한 사랑!
그리고 희망호의 전복과 종석이 삼촌의 몸과 마음의 병등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열두 살의 인석이와 은실이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아빠의 죽음을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는 어린 꽃지!
아빠는 용왕을 너무 좋아해 집에 안온다고 말하는 대목은 너무 천진하면서도 슬펐답니다.
오연주 선생님이 바다를 놀이터로 만들어 가는 과정!
그리고 촌뜨기 섬아이들의 오카리나 연주로 합주대회에 참가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이 열두 살의 인석과 은실이 눈으로 그려져 있어요.
큭큭큭, 빽빽꽥꽥, 끽끽꽉꽉 같은 의태어와 은실이와 인석이의
티격태격 가슴 두근두근 첫사랑이 까치놀섬을 이쁘고 환하게 밝혀주네요.
거북할아버지가 등대를 지키며 마지막 돌아가시면서 하는 말
“바다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잖아. 그냥 줄 뿐이야. 바다를 사랑해야 해”
맞아요. 바다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주는데
왜 사람들은 아무런 댓가도 지불하지 않으며 바다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바다가 주는 사랑을 알지 못한채 헤치려하고 개발하려고만 할까요?
무한한 사랑의 바다앞에 작게만 느껴지는건 아마도 댓가 있는 사랑을 실천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기에게 주는 사랑만큼 내 주변에
내 사회에 그리고 내 나라에 바다같은 사랑을 준다면 아프고 추운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바다보다 훨씬 크고 아름다운 사랑을 지금부터라도 실천해 보려합니다.
오카리나 연주로 오연주 선생님이 지은 시 “바다는 우리들의 놀이터' 가 배경으로 깔리고
까치놀섬에 뛰어놀고 있을 환이 남매, 은실이와 인석이가 눈에 선합니다.
바다의 수평선에 펼쳐지는 아륻다운섬 까치놀섬에
울려퍼지는 은실이의 풍금소리와 괭이갈매기, 꽝꽝나무를 어떻게 잊을수 있을까요?
저자이신 류근원 교장선생님이 사인하셔서 보내주신
책을 아이와 읽으면서 내내 흐뭇하고 기쁜 마음 이었답니다.
류근원 선생님의 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까치놀섬 처럼 따듯하고 인간미 있는 청정제주의 모습으로
우리 아기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