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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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환멸과 분노의 허무주의적 순간 속에 있다. 사람들은 옛 이야기에 대한 믿음을 잃었지만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만약 거리로 달려 나가 "종말의 날이 왔다!"라고 외치고 싶다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라. "아니야, 그건 아니야. 사실은 내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뿐이야."


유발 하라리의 신작이 나왔다. 그의 작품들 중 가장 얇은(...) 이 책은 총 5부로 되어 있다. 1부는 기술적 도전, 2부는 정치적 도전, 3부는 절망과 희망, 4부는 진실, 5부는 회복탄력성이다. 1부의 1챕터는 '환멸'로, 위 인용구처럼 우리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게 만든다. '환멸'로 시작한 1부는 2챕터 '일'로 넘어간다. 2챕터를 읽을 때 흥미로운 포인트는 '기본소득(UBI)'과  '무용 계급' 부분이다. 3챕터와 4챕터에서는 데이터의 개입으로 바뀔 우리의 '자유'와 '평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미래에 우리에게 닥칠 변화가 무엇이든 그것은 이질적인 문명들 간의 충돌보다는 단일 문명 내 형제들끼리의 투쟁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다. 21세기에 인류가 직면할 큰 도전들은 본질적으로 전 지구 차원의 문제일 것이다.

2부에서 말하는 것은 크게 '분열'과 '통합'의 문제이다. 아니, '통합'과 '분열'의 문제라고 하는 것이 더 맞겠다. 유발 하라리는 '그러함에도' 우리가 더욱 상호의존적이 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현재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분열'이 왜 발생하는지를 각각 '문명', '민족주의', '종교', '이민' 챕터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 어떤 신이나 자연의 법칙도 인간의 어리석음을 막지는 못한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치유하는 한 가지 해법이 있다면, 그것은 겸허함이다.…우리는 지금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이런 때 나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무오류성을 주장하는 사람보다 무지를 인정하는 사람을 더 신뢰할 것이다.

'절망과 희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3부는, 10챕터 '테러'와 11챕터 '전쟁'을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후의  '겸손', '신', '세속주의' 챕터를 통해 왜 우리가 겸허함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피력한다. 우리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그러면서도 오만하게 굴지 않도록 말이다. 이어지는 4부에서는 '무지', '정의', '탈진실', '공상과학 소설'의 네 챕터를 통해 또 한 번 우리를 흔들며, 마침내 마지막 질문에 대한 논의로 나아간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여 살아가야 하는가?


어쩌면 우리는 답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5부에서 유발 하라리는 '교육', '의미', '명상'의 챕터를 통해 미래에 대한 방향성과 태도에 대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그 중 일부는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고, 일부는 모르고 있던 내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진리는 '행동'에서 빛을 발하는 법일 터이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유발 하라리는 너무 긍정적이지도, 너무 부정적이지도 않다. 우리에게 파도처럼 다가오는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면서, 생각의 여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 이야기거리가 참 많은 책이며, 여러 번 읽을만한 책이다. 혼자 읽어도 괜찮치만, 독서 동아리에서 함께 읽으며 생각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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