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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53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고등학교 시절에 논술시험에 자주 출제되어 어쩔 수 없이 읽었던 소설이다.
당시에는 조지 오웰이 이 소설을 집필한 동기나 각 동물들이 누구를 상징하는 지 전혀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지루한 우화에 불과했다.
어떤 동물이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해서 팔려가던 부분을 제시한 논술 시험에 응시하면서
진땀을 흘린 기억이 이 소설에 대한 추억의 전부였다.
그런데, 요즈음에 어떠한 주제에 대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표현을 외웨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나만의 표현으로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깊은 좌절감에 사로잡혔다. 아둔한 나로서는 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하였고, 고전을 찬찬히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비교적 얇은 동물농장을 읽어보기로 했는데, 생각외로 낄낄 거리며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 그렇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는데, 반신욕 3번 하면서 다 읽었다.
러시아 혁명에 대해서 약간의 지식만 있어도 정말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트로츠키의 추방에 대한 묘사, 까마귀의 이름, 풍차, 이웃 농장 어느 거 하나 웃지 않고 넘길 게 없다. 귓가에는 인터내셔널가가 울린다.
이번에 읽은 열린책판 동물농장은 작가의 서문과 말미의 작품해설을 통해서 독자에게 풍부한 이해를 제공하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다른 번역본과 비교해 본 적은 없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이 책만으로 충분했다.
만약 표지의 돼지가 나폴레옹이라면 좀 더 그 답게 그렸으면 하는 정도가 나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