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6
문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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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면서 일차원적 관계 '가족' 을 만난다.
이 속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그대로 머무르거나 도망치거나 철저히 무너져버리거나.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물들이 맺는 관계는 무심하거나 끊어지거나 이유를 찾기 위해 회상하거나 해보지만.
오직 차가울 뿐이다.

보드에 뭔가 부딪혀 상처가 나는 것을 뜻하는 이 책 제목 "딩" 처럼,
이 인물들이 서로 부딪혀 상처가 난 곳에 잠시 따뜻한 손길이 스치거나 이어져 잡는 과정이 각 5부의 제목으로 23,24 에서 32,33페이지가 파도처럼 이어진다.

그 이야기 속에서
혐오의 감정으로 가득 했던
아버지의 죽음, 불꽃같았던 연인의 잃어버린 시간, 사슬에 묶여버린 것 같아 그 곳을 떠나려는 이유를 집요하게 찾던.

지난 시간 잊고 지냈던 관계를
다시 회상해보면서 언젠가 한번쯤만날 수 있다면 어느 곳에서든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 모든 인연이 있던 지인, 연인과

바다가 잘 보이는 포창마차에서
영식같은 주인의 무심한 메뉴판 없는 메뉴에 한잔 하면 좋겠다.

작가는 심드렁하게 우리 주변의 지쳐버린 무수한 나를 따뜻하게 보는 시선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가족의 달 오월이라고 하는데
가만히 이 책을 읽으면 저절로 흩어진 가족들을 보고 싶은 생각이 나게 한다.

남겨진 사람.
자기 자리를 지키고
누군가를 기다리지만
그 기다림도 행복할 줄 아는 나를 만나고 싶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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