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의 사진은 지미더럼의 '나의 석상인척하는 자화상' 이다.
지미더럼은 미국원주민 출신 작가로 알려졌지만 출신이 문제가 됬다. 미국원주민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미더럼은 이런 논란을 초월한다.
지미더럼이 2004년에 한 퍼포먼스는 관객이 사물을 가져오면 그것을 부수고 확인문서를 써주는 것이었다.
지미더럼의 형식이나 질서를 깨부수겠다는 의지로 느껴졌다.
박보나 작가는 P.57 에서 지미더럼은 '이 모순적인 폭력에 동의하지 않고 새로운 방향을 짚는다' 라고 말한다.
박보나 작가가 소개하는 작품들을 가만히 보다 보니 하나의 공통점이 느껴졌다.
새로운 것들, 기존 질서에 새로움을 던지는 작품들,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주제들 .
지미더럼의 작품이 특히 그랬다. 원주민도 미국인도 아니라고 부정당하는 외로움속에서 그가 행하는 퍼포먼스나 작품들에는 자유로움이나 쿨함또한 느껴졌다.
조은지의 '개농장 콘서트' 는 아주 강력했다.
뜬장에 갇혀있는 개들 앞에서 노래와 연주를 하는 작가의 퍼포먼스인데 연주하는 사람과 그런 사람을 보는 개들의 모습과 그 뒤로 높이 솟아 있는 아파트가 묘하게 놓여있다.
이 작품을 보며 개들의 삶 , 개들을 사육하는 삶, 그리고 그런 환경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 어떤것일까 생각해보게 됬다. 컹컹 짖는 개들의 뜬장 앞에 선 작가의 노래는 어떠했을까. 마음이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