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연 시인은 내게 필사의 기쁨을 알려준 시인이다.
시를 힘들어 하는 나는 시를 읽을 때 너무 힘이 든다.
시를 시로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 뜻을 캐기 때문인것 같다.
이 단어는 어떻게 쓰인건지 어떤 것을 함축하고 있는 것인지. 갑자기 이 단어가 왜 나온건지.
제대로 받아들이고 싶어서 자꾸 캐고 분해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학창시절 시교육이 그랬음이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한 페이지 넘기기가 힘들고 자꾸 그 단어에만 머물다 시집을 덮곤 했다.
어느 날 큰 맘먹고 어떤 서점에서 하는 시집 필사프로그램을 선택하고 내가 고른 시집이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이다.
물론 시집 한 권 필사를 다 마치지 못했지만 삼분의 일이나 완성했다. 너무 읽고 싶은데 자꾸 집중이 안되는 마음 그것이 시에 대한 나의 마음이다. 안희연 시인의 산문집이 나오자마자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산문을 읽으면 내가 미처 읽지 못한 시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것 같은 욕심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