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에 PART 2 - 이토준지 공포만화 콜렉션 4
이토 준지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7월
평점 :
품절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들로부터 토막살인을 당하지만 다시 살아나는 절세미녀 괴물 토미에.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운명임에도, 늘 뻔뻔하고 제멋대로인 이 여주인공은 묘하게 매력적이다. 

토미에를 사랑하는 남자들이 그녀의 몸을 자르고 싶어한다는 설정은 남성이 여성의 몸에 대해 가지는 욕망 즉 성욕의 가학성이 만화적으로 과장된 것이다. 여자 캐릭터들도 토미에의 매력에 끌려들고 그녀의 말의 권위에 사로잡히지만 토미에를 토막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살인의 가해자들은 죄를 저지른 후 죄의식에 발광하지만 피해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살아나서 복수를 하고, 자기를 죽인 남자의 시체를 파먹고 새로운 몸으로 부활한다.

허영심 많고 겸손이라고는 모르는 이 미녀가 매력적인 것은 그녀가 살인의 대상이 아니라 철저히 자기 욕망의 주인으로서만 살아가기 때문이다. 토막나 죽는 것 따위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남자들을 써먹는다. 대상성보다는 주체성이 부각된 여성캐릭터를 남성만화에서 만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인데, 그 주체적인 여성캐릭터를 대상으로 포획하는 행위가 남성들의 살인이라는 것은 흥미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