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혼
황희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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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작가님의 책<빨간 스웨터><월요일이 없는 소년><얼음 폭풍>을 읽고 완전 빠졌더랬다. 그래서 믿고보는 작가님이다.
팬심에 신간알림까지 신청하며 기다리던차...
<부유하는 혼>이 드뎌 종이책으로 나왔다는 연락과 책을 받았다. 두근두근...

책의 표지를 보자 역시~라며 기대에 찬 맘으로 이리저리 책을 살폈다. 오호~띠지의 문구 역시 내 맘을 설레게 했으며 전율이 쫘악~~

책을 펼치면 차례 뒤편에 나오는 글귀를 읽는 순간 먼가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귀신 가라사대, 사람의 몸은 대문 없는 집.
네 몸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

책은 서울, 가평, 일본의 이야기로 시작한 다음 본격적으로 '그들의 금요일'로 시작된다.

시어머니의 육체적, 정신적으로 학대를 받으면서도 정작 그 집을 떠나지 못하고 오로지 아들 히카루만을 위해 라면집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는 란코.
어느날 깨어보니 배운적도 가본적도 없는 한국말을 유창히 하게 됐고 힘들어 하는 란코에게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란코의 동료 레이.
어느날 갑자기 살인전과가 있는 곽새기라는 남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강주미, 강나영 의붓자매.
사라진 아내와 딸을 찾는다며 집요하게 쫓는 곽새기(아~이 곽새기 그냥 콰악!)
젊었을 땐 유명한 소설가였지만 지금은 치매로 딸 희주만을 근근히 기억하며 살아가는 노모 와 '아해'라는 닉네임으로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하는 딸 희주.
어린 딸을 목졸라 죽이고 자살하는 곽새기의 아내 이수인.

이들은 어디하나 연관되어 보이는 인물들이 아닌데 책을 읽어갈수록 어?어?하며 하나둘씩 연결고리가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긴장과 싸늘한 먼가를 느낀다.
어떻게 죽은 사람의 혼이 살아있는 사람의 몸에 들어와 공존 할 수가 있는지...
이런 신선하고 독특한 느낌의 내용에 쏙 빠져 읽을 수 밖에 없다.
대체 이 사람들의 연결고리가 궁금해서라도 책을 놓을 수가 없다.
귀신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 봤지만 남의 몸을 빼앗아 그 사람인 척하고 살아가는 저쪽의 존재(혼)들의 이야기는 정말 으스스한 느낌과 싸늘한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여름 밤에 읽기엔 아주 좋은 책이다.

'혼'이란 독특한 이야기로 흥미와 재미를 모두 맛보며 몰입은 말할 것도 없고 과연 '혼'이란 게 정말 다른 이의 몸을 빌어 살아가는가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한편으론 오싹하면서도 한편으론 얼마나 고되고 힘들면 다른 사람의 몸 속에서 그 사람인냥 살아가고 싶어할까...하는 마음도 들어 짠하기도 했다.

정신적,육체적,거기다 의처증까지 있는 남편 곽새기에게 매일 구타를 당하며 살던 이수인은 어린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을 하면서까지 딸의 혼과 함께 하기위해 부단히 딸에게 주입을 시키고 다른 이의 몸으로 들어가는 것만봐도 죽어도 딸과는 떨어지지 못함과 더이상은 곽새기의 아내로 살고 싶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여러 인물들과의 관계에 빠져 읽다가 결말에 '어!이거 복수한 거네!' 하며 통쾌한 기분을 느낌과 동시에 끝마무리까지 깔끔해서 기분이 더 좋았다.

나는 공포나 미스테리 스릴러를 무척 좋아하는데 어떠한 대상을 내세워 무서움을 주거나 스릴을 느끼게 하는 책들도 물론 좋지만 그냥 잔잔히 흘러가는 이야기속에서 뭔지모를 오싹함과 싸늘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가 더 좋다. 그게 바로 황희 작가님의 책이다. 기존의 책들도 그랬듯이 이번 책도 너무 재밌게 잘 읽었다.

죽음을 통해 새 삶을 찾아가는 이들의 독특하고 신선한 '혼'의 소재로 흥미와 오싹함을 느끼며 빠지다보면 어느새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이렇게 빨리 읽혀도 되는거야!!)아쉽다.

울지 마.
가 버린 건 또 오게 되어 있어. 그게 세상 이치야.
갈 때 올 때 다른 모습이라 그 사람이 내 사람인가 알아보지 못해도
오면 가고, 가면 와.
그렇게 생각하고 살면 울 일도 없어.

죽고싶단 말을 함부로 해서도 안되겠다. 어느 틈에 다른 이의 혼이 올지 몰라...

작가님의 다음 책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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