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하자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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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하자> 제목이 참 독특하다.
뭘 수요일에 할까?
수요일에 하면 좋은 게 뭐가 있을까?

표지에 보이듯 손을 들고 열광하는 모습이 분명 음악과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역시 밴드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낭만적이라고 생각 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낭만과는 거리가 먼~;;;;;


초반을 어느 정도 읽어갈 즈음 이들이 중년층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들은 머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번듯한(?)직장도 제대로(?) 된 가정도 그렇다고 가족과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밥 벌어 먹을 무언가도 하나 없다. 정말 음악이 좋아서 음악 하나로 살아가는 사람들.
예전에 음악을 했었지만 손을 놓았고 중년이 되어서도 별 볼 일 없고 하루하루 겨우 먹고 사는 인생, 할 줄 아는 거라곤 음악을 하는 것밖엔 없는 이들.
그래서 이들이 뭉쳤다.
밴드 이름도 지었다. '수요일에 하자'...
그래서 책 제목이 <수요일에 하자>인가보다.ㅋ


이들의 대화가 짠하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공감가는 말에 피식피식 웃기도 하고 중년의 삶이 참 고단함에 마음도 찡했다.
하지만 이들은 음악을 하고 있을 때면 남부러울 것이 없다.
손 놓은지 오래라 자꾸만 어긋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음악에 온 힘을 쏟는다. 비록 가난한 중년밴드이기는 하지만 참 멋있다라고 느꼈다.
지금의 현실에 이러한 밴드가 있다면 아마 욕을 한바가지는 얻어 먹을성 싶다.
중년이라하면 그래도 인생의 어느정도는 성공도 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나이 아니던가...
그러기는 커녕 인생에 실패한 이들이 모여 음악만 튕기고 있으니...
하지만 어느 순간엔 자식도 인정하게 되더라는...
그래도 내 엄마가, 아버지가 음악을 할 때만큼은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였으니까...


당장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연을 하고도 공연비도 받지 못한 이들이지만
이 중년 밴드는 음악을 신명나게 할 수 있었다는 거에 의로를 삼는다.
이러기는 쉽지 않은데...
이들은 진정 음악을 즐기고 사랑할 줄 아는 밴드다.
이럴 땐 멋있다라고 해주는 게 맞는 거지??
멋있다.ㅎㅎㅎ


읽어 갈수록 음악에 울고 음악에 웃는 이들이 마냥 처량하게만 보이지 않는다.
한편으론 음악에 쏟는 열정이 부럽기도 하다.
돈이 있든 없든 출근할 직장이 있든 없든 오로지 내가 좋아하는 음악만 할 수 있다는 게 현실에선 쉽지가 않다.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들은 그렇게 음악을 튕기며 살아간다.
음악이 있기에 이들은 살아가는 것이다.
앞서 낭만하고는 거리가 멀다 했는데 또 어찌 생각해 보니 낭만적이기도 하다.ㅋㅋ


이들 중년 밴드의 이름들도 솔찬히 재미를 준다.
베이스를 치는 배이수는 배베이스.
칠십년대 영국 여가수 수지 콰트로 라는 이름에서 '콰'를 가져와 지은 리콰자.ㅋㅋ
피아노 전공을 한 나은정은 피아노와 나은정의 합성어로 라피노.
암튼 검문에 걸리면 안되는 박타동은 황달.ㅋㅋ
김기타, 니키타(이기타), 황드럼...(ㅋㅋ 어찌 이름들로 참 개성있게 잘도 지었는고~ㅋ)


책을 덮고도 여운이 남는다.
음악을 이어가는 이들의 모습이 상상이 되기도 하고,
7080추억의 음악들이 생각 나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 중년 밴드에게 응원의 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부디 잘 이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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