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그녀
가키야 미우 지음, 김은모 옮김 / 콤마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친구가 선물해준 책.
예전에 본 적이 있는 제목이어서 더 반가웠다~^^
제목부터가 참 자극적이다.
남편의 그녀??? 헐~남편의 그녀라고??
책의 뒤표지에 적힌 문구도 '뭐야? 불륜소설이야?' 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혹, 너무 뻔한 스토리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
책은 초반부터 가볍게 지루함없이 잘 읽혀간다.
아니, 재미가 초반부터 꼼지락 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1/3지점쯤 됐을까? 꼼지락 거렸던 재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느 가정집 주부와 다를거없이 더 큰 평수의 아파트로 이사 가기위해, 아이들의 학교생활, 남편의 건강을 유난히 챙기는, 그러면서 파트타임까지 하면서 나름 열심히 빡세게 살아가는 39세 주부 히시코.
그러던 그녀가 남편의 외도를 알아 버렸다.(어허~이거 너무 쉽게 들켜 버렸는데??)
대체 어떤 여자길래 히시코의 가정을 뒤 흔들어 놓은 것일까...

세 살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완전 엄마 자격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엄마 밑에서 살아온 그래서 자기멋대로에 싸가지까지 없는 그러나 가엾은 여자 호시미.
이렇게 젊고(호시미는 스무 살임) 당찬 여자가 왜 마흔이 넘은 남자를 만나는 것일까...

히시코는 결혼하고 단 한번도 남편이 바람을 필거라는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잘못된 것일까?
남편을 믿었는데 내 남편만은 안 그럴꺼라 여겼는데...(아마도 우리네도 다 이렇게 생각하며 살지 않을까?싶다.) 히시코는 남편의 그녀인 호시미를 만나기로 한다.
그런데 이 호시미란 여자는 참으로 어이가 없다.
이건 뭐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히시코에게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다니...

"과장이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걸 나더러 어쩌란 말이에요!"-(p54)

히시코와 호시미는 언성을 높혀가며 씩씩 거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할머니로인해 둘의 영혼이 바뀌면서 황당무계한 일들이 벌어지는데...ㅋㅋㅋㅋ

이 영혼이 바뀌는 장면에서 갑자기 웃음도 터졌지만 예전에 드라마로 나왔던 <돌아와요 순애씨>가 번뜩 떠올랐다. 그 드라마에서도 남편의 내연녀와 영혼이 바뀌는 거였는데...ㅋ
남편의 외도를 알았는데 그에 대하는 히시코의 행동과 생각이 조금은 답답함을 주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싸가지없는 말투와 당찬 성격, 거침없는 행동이 밉다가도 어찌보면 시원시원한 면이 있는 호시미가 왠지 나뿌지만은 않다.(어? 이거 점점 뭔가 느낌이 올라오는데??ㅋㅋㅋ)

만약, 내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
생각하기도 끔찍 하겠지만 과연 나는 참고 살아야하나? 아님 이혼을 해야 하나?
이혼을 한다면 과연 금전적인 면은 어떻게 해결 할까?
아이의 양육비는?? 위자료와 양육비를 받는다처도 아이를 키우며 혼자 알아가기엔 턱없이 모자를 터...고민이 이만저만 아닐것이다.

"그런데 이혼하고 나서야 깨달았지. 중요한 건 마음이 아니라 돈이 라는 걸.
돈이 없는 삶이 얼마나 비참한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알았어." -(34p)

히시코의 이혼한 친구가 히시코에게 하는 말이다.
이혼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말이 공감이 가면서도 참 씁쓸하게 다가왔다.(돈 없는 여자는 이혼도 못 한다???그래서 비자금이 있어야 한다니깐... 허허 참, 돈이 웬수네~;;;;;)
티브로도 많이 접하지 않았던가... 이혼하고 아이데리고 궂은일 다해가며 살아도 나아지지 않는 밑바닥 생활.
그러다 보니 아이는 아이대로 방치되고 그러다 범죄까지...그렇다고 깨져버린 신뢰를 붙잡고 눈 딱 감고 살아가기엔 그것 또한 지옥같은 생활일 것이다.
이 현실에서도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며 살아 가기엔 녹록치 않은 세상이다.

책을 읽다보면 꼭 우리 이웃의 얘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고민하는 아내...
먹고살기 위해 가족을 위해 가정을 지키기위해 부하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굽신 거려야하며 갑질하는 놈의 비위를 간 쓸개까지 빼가며 맞추어야하는 가장.(아~우리 가장들의 비해...ㅠㅠ)
그러면서도 좌절할 수가 없다. 드럽지만 때려 칠 수도 없다. (왜? 가족이 있기에...가정을 지키기 위해...) 정말 내 주위의 누군가의 가정사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히시코의 남편은 성실한 사람이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끔찍히 챙기고 대해준다.
자기의 시간까지 투자하며 부하직원을 도와준다.
남의 안쓰러움과 불행(?)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성격이다.
그래서 직장에서도 손해를 많이 본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빛 볼일 있을거라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간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런 가장이 과연 바람을 피울거란 생각이 드는가?


불륜 소설(?) 막장 드라마(?)(아~다 제목에 낚였어~ㅋㅋㅋ)
그런데 왜 하필 '남편의 그녀'라고 했을까?(좀 안 맞는 듯해~;;)
뻔한 스토리의 전개는 맞다. 얼마 읽지 않았는데 내용의 흐름을 알아챘으니까...
그러나 그냥 우리 옆집 같은 이야기(?)
내 주위의 여느집에서나 일어날법한 이야기(?)
그냥 아주 흔하디 흔한 이야기다.
티브에서도 흔하게 드라마로 볼 수있는 그런 이야기다.
그러나 가슴이 아프다.
이 현실의 가정사와 너무나도 닮아서 애잔 하다.
히시코도 호시미도 나무랄 수 없다.(둘의 성격을 섞어 놓으면 참 좋겠다.ㅋㅋ)

책을 덮었을 땐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마음도 가볍다.ㅋㅋ

남편의 어깨를 토닥토닥 해주고 음식 솜씨 없어서 맛있는걸 못 만드니까 그냥 맛있는거 사줘야겠다~ㅋㅋㅋ

그러나 좀 희한했던 건 결말이 끝이나면 작가의 말이나 작품 해설 머 이런 글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그런데 그 어떠한 것도 없다.
그냥 이야기만 딱 끝맺고 끝...뭐지???
이런 책은 처음 본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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