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 밀리언셀러 클럽 147
야쿠마루 가쿠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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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독자들이 야쿠마루 가쿠의 <악당>을 읽기전에 <천사의 나이프>를 읽었다 한다. 하지만 나는 <천사의 나이프>는 아직 읽어보지 못 했고 <어둠 아래>를 먼저 읽었다. <어둠 아래>는 소녀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소아성애자(?)들의 이야기로 묵직함은 물론 꼭 현실속의 범죄를 다룬 이야기처럼 느껴진 작품 이었다. <악당>역시 사회성을 갖춘, 현실에서도 일어날 법한 아니, 일어나는 일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사건들을 다룬 이야기다.

이 책은 주인공 사에키 슈이치를 중심으로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인 사에키 슈이치는 자신의 생일 날 누나 유카리는 동네 불량배들에게 살해를 당하고 그 일을 계기로 경찰이 된다. 하지만 범죄자를 다루는 과정에서 심한 폭력으로인해 경찰직을 박탈당하고 지금은 탐정으로 일을 하고있다. 어느날 탐정 사무실로 노부부가 찾아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죽인 가해자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를 용서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용서해야 한다면 그 근거를 찾아 달라고 의뢰를 한다. 용서의 근거? 과연 범죄자들에게 용서의 근거가 있을까? 슈이치의 마음속엔 누나의 대한 트라우마로 범죄자를 향한 격렬한 증오가 숨어있다. 노부부가 그렇듯 슈이치도 누나를 헤친 그들에게 용서의 근거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노부부에게는 어떻게 설명을 할지...

단편단편 읽다보면 울컥하는 것도 있고 기가막힌 것도있고 여러 감정이 들게한다.
정말 뉴스나 신문에서 보도되는 사건들이 소설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동생이 살인자라는 이유 때문에 그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증오와 세상의 규탄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모든 가능성이 닫혀 버린 가족.
엄마의 방치로 간난아기는 목숨을 잃고 세 살난 아들은 극적으로 살아난 이야기..
사기꾼에게 속아 거액의 돈을 횡령한 여자.
형무소에서 나온 범죄자가 제대로 갱생했는지 알고 싶어서 의뢰한 변호사....
의뢰를 조사하면서 슈이치도 누나를 죽인 가해자들을 찾아 나서지만 찾았다 한들 어떻게 할것인가. 그들이 갱생해서 잘못을 뉘우치며 살고있으면 용서하고 그렇지 않으면 되갚아 주려고?

범죄를 저지르고 죄값을 치르고 나왔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는 가해자들은 지금도 많다. 그러나 피해자들 또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을까? 오히려 가해자들보다 더 고통속에서 살아가는 피해자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들이 죄값을 치뤘다면 죄가 없어지는 걸까? 그들을 용서 할 수가 있을까? 그들이 갱생해서 어떻게 살고 있어야 용서가 되는걸까? 이 책은 많은 의문을 갖게 만든다. 결코 가볍게 여길 내용이 아닌 듯하다. 무겁고 착찹하다. 그러나 재미있다. 빠르게 읽혀간다.

가해자들을 변호했던 변호사 역시 범죄로 딸을 잃고 피해자가 되고난 후에야 비로소 그 불합리함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는 대목이 인상적었다. 변호할때는 조금이라도 가해자들의 형을 줄이려 온갖 변호를 마다하지 않던 그도 당사자가 돼 보니 그들의 따가운 시선과 고통이 얼마나 컸었다라는 걸 알았다.
엄마의 방치로 간난쟁이었던 동생이 죽었고 그로인해 엄마에게 복수를 하기위해 훗날 엄마의 앞에섰던 청년. 이 청년이 엄마에게 복수하는 한방은 과히 전율이 흐를만큼 동쾌했다.(이 대목도 무척 인상깊은 부분이었다.)
청소년범죄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형을 적게 받는게 대부분이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이 가볍게 내려진다. 슈이치의 누나를 살해한 그들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가해자들이 죄값을 치르고 사회에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지만 피해자의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속에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과연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소설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안타까울 뿐더러 결코 편하지만은 않은 부분이다. 과히 가볍기 때문에(?)빈번히 일어나는걸까?

과연 우리는 이 책을 읽고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지 의문하게 만든다. 결론이란 있는것인지...
가해자와 피해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가가야 하는지...

허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더이상 살인이든 폭행이든 범죄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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