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고 긴 무더위에 어울리는 책은 역시 공포라 할 수 있겠다. 몇권의 책이 소개 되었는데 그 중에 전건우의 [밤의 이야기꾼들]들도 속해 있더라는....한여름밤의 무더위를 식혀줄 책중의 하나라고 하니 과연 공포를 좋아하는 나는 귀가 솔깃 하지 않을 수 없다.또한 읽어 보신분들의 평들도 한 몫 했다.책은 남주인 정우가 어린시절에 겪었던 자신의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부모님과 계곡으로 캠핑을 갔던 남주(김 정우)는 한밤중에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깨고 뒤이어 푹우가 내리기 시작했고 부모를 설득해 대피소로 피하지만 가난하게 살던 정우네는 캠핑장비를 빌려온 것때문에 엄마와아빠는 다시 정우만 남겨둔채 캠핑장으로 돌아간다.폭우는 더욱더 거세져서 계곡의 물이 불어 건너올 수가 없게 되고 기다려도 엄마아빠는 오지 않는다.그날 밤의 폭우로 60명이 죽고 32명이 실종 되었다.........초반부터 분위기는 성공적이다.정우의 어린시절 이야기는 책의 끝부분에서 다시 시작된다.정우는 취업준비생이다.어느날,우연찮게 '월간풍문'이라는 출판사에 입사하게 되고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하는 '밤의 이야기꾼들'이라는 모임에 초대되면서 겪는 이야기들이 펼처진다.정우와 정우선배 대호는 '월간풍문'에서 1년에 한번 소개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다루는데 그 이야기의 주인공들인 '밤의 이야기꾼들'이 모이는 한 폐가로 초대된다.역시 공포의 대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폐가 아니던가...그 곳에 모인 여섯 명의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곳에선 암흑속에서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태로 이야기가 진행 된다.자기가 이야기속의 주인공이거나 아니면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여만 된다.그럼 본인들이 직접 겪은 이야기들 이라는 것인가?그러면서 첫번째 이야기는 암흑속에서 높고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로 시작된다.아....칠흙같은 어둠속에서 얼굴도 형태도 전혀 알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만 듣는 거란 정말 무섭고 그 분위기 자체가 공포 일거 같다.원래 무서운 이야기는 불을 끄고 어둠만이 내려앉은 묵직한 밤에 들어야 공포감을 더 맛보는게 아니던가....'밤의 이야기꾼들'이 꼭 그런 느낌이다.흉악스럽게 생긴 난쟁이들이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을 들어 준다는(과부들)정말 남편들이 사라지는게 아내들의 소원 때문일까?난쟁이들의 짓 일까?성형중독으로인해 자기와 똑같이 생긴 여자를 본다는 이유로 자꾸만 성형을 하게 되는 (도플갱어)이 이야기는 지금 어딘가에서도 일어나고 있을 법한 이야기여서 더 충격 적이고 이러한 여성이 어딘가에는 존재할 것만 같다.내 집,가족의 보금자리,가장들의 힘겨운 생계,집에대한 꿈과 희망이 무너져 내리자 그 분노때문에 다른 가족이 공포에 떨어야했던 (홈,스위트 홈)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으~이 노래가 여기서는 왜 이렇게 섬뜩하게 들리는지....성인이 될때까지 따돌림을 받던 여자.웃는 모습만은 자신 있었던 여자.(잠시라도 웃지 않고 있으면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했다)그러나 그 웃음을 혐오했던 친구들.그러다 삐에로의 웃는 입처럼 되어버린 여자(웃는 여자)섬뜩하기도 했지만 왕따의 굴레에 갇혀 살던 여자의 삶이 가여웠다.와~이런 사랑도 있을 수 있구나~비록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였지만 죽어서도 사랑의 힘을 보여준(눈의 여왕)수와설의 안타까운 사랑이 씁쓸했다.어느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섬뜩함을 다룬 이야기들이다.내용도 섬뜩하거니와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들 같아서 더 재미를 느꼈고 몰입의 강도도 좋았다.무더운 여름밤에 읽었지만 책 넘김이 좋다.책의 제목처럼 밤에 읽으면 좋은 그런 책이다.지금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하나하나 이야기가 생각이나서 으~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가벼우면서도 섬뜩한 '밤의 이야기꾼들' 여름밤엔 제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