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릴러 여섯 번째 책 <곤충>지금까지 케이스릴러를 빠짐없이 다 읽었다. 첫 번째 책인 <시스터>를 시작으로 여섯 번째 책인 <곤충>까지...모두가 마음에 들었고 정말 재밌게 읽었더랬다. 지금까지 읽은 케이스릴러는 하나같이 내용이 무거웠다. 스릴러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전형적인 한국스타일의 이야기들이라 그런지 무거워도 몰입과 감정이입이 잘 되고 그래서 더 재미를 느꼈을지도 모른다.이번 <곤충>도 제목에서 풍기 듯 어딘가 암울하고 어둡고 아픔이 묻어나는 것 같다.신도시 가온지구의 하늘마을 임대 아파트 화단에서 한 여자아이의 시신이 발견된다. 그리고 그 소녀의 몸에서 발견 된 곤충.곤충으로 인해 한 소년이 용의자로 지목이 되어 수감되지만 또 다른 소녀의 시신이 같은 곳에서 발견 된다. 그 역시 소녀의 시신에서 곤충이 발견된다. 하지만 먼저 살해 된 소녀의 엄마에게 의문의 문자 한 통이 오고 소녀의 엄마는 수감 된 소년을 찾아 간다. 진범을 잡기위해선 곤충에 대해 알아야 했기에...하지만 소녀의 엄마 혼자서 진실을 파헤치기엔 너무나 버거웠다. 소년의 도움을 받아 딸의 진실을 밝히려는 엄마의 처절한 몸부림. 본인이 미혼모로서 먹기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방치아닌 방치하고 실종된 후에도 전단지를 붙혀가며 딸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3년 만에 재회한 엄마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이 들었다.소녀의 죽음이 조금씩 밝혀지고 곤충 소년의 실체가 서서히 들어나면서 몰입과 놀라움은 한층 더 깊어진다. 곤충 소년이 어떻게 곤충에 집착하고 곤충 소년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알아 갈때는 가슴 한켠에 뭔가가 콱 누르는 것 같았다. 소년이 불쌍했다. 웃음끼 없는 소년이 유일하게 곤충과 함께 할때면 번지는 행복한 미소에 마음이 아팠다. 소년이 가족의 죽음으로 기댈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은 것이 곤충이라는 것에 더 가슴을 쓰리게 했다.어느정도 읽다 보면 범인의 윤각이 잡히고 그 범인이 누군지 알았을 땐 내가 다 말려죽이고 싶을 정도였다. 나는 곤충은 별로 안무서워 하는데 벌레는 아주 질색을 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벌레만도 못한 인간들 때문에 뭐니뭐니 해도 인간만큼 무섭고 징그럽고 섬뜩한 것은 없다는 걸 다시금 느끼며 인간의 두 얼굴에 치를 떨었다.아까도 말했다시피 케이스릴러는 지금까지 이야기들이 무거웠다. 이 책역시 무겁고 안쓰럽고 화도 나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좋았다. 재밌다. 몰입성도 가독성도 스토리도... 읽으면서 힘들었다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워낙 무겁고 자극적이고 쫄깃한 소설을 좋아해서인지 난 힘들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물론 이야기엔 가슴이 아프고 안쓰럽긴 했지만...읽다보면 등장인물들에게 화가 안날라야 안날 수가 없다. 어쩌면 이렇게 미성숙한 어른들일까... 어쩌면 이렇게 인간말종들일까...가정폭력으로 밖으로 내몰리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이용하는 어른들. 어른들의 행동으로 왜 아이들이 희생되고 고통 받아야 하는지... 참 많은 생각과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더욱이 이러한 일들이 현실에서도 버젓이 일어난는 거에 더 한숨을 자아냈고 묵직함을 안겨준다.이번 케이스릴러도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음의 일곱 번째 책이 기대된다.더이상 아이들이 희생되지 않는 세상과 현지 엄마의 앞날이 행복하길 조용히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