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휴양지- 잃어버린 상상력을 찾아서

마지막 휴양지
로베르토 이노센티 그림, 존 패트릭 루이스 글, 안인희 옮김 / 비룡소 / 2003년 4월

친구여, 추억이란 낡은 모자일 뿐이다.

그러나 상상력은 새 신발이지. 새 신발을 잃어버렸다면

가서 찾아보는 수밖에 달리 무슨 수가 있을까?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어느날 작업중 상상력을 잃어버려 짐을 꾸리고 차가 닿는대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외롭고 험한길을 지나 그가 다다른곳은 아무도 몰라 마을인

한적한 바닷가에 외딴 호텔만이 있는 곳으로 도착하게 됩니다. 마지막 휴양지 호텔입니다.

그곳에서 낚시꾼 소년과 외다리 선장 실버와 인어공주도 만나게 되고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잿빛 사나이 말장난꾼 그레이씨와 그를 조사하는 형사 메그레 경감과 비행사인 생텍쥐페리와

나무위에 앉은 남자와 흰고래와 시인 에밀리 디킨슨, 돈키호테등을 만나게 됩니다.

마지막 휴양지에서 상상속의 모든 인물들과 화가는 휴식을 취하며 마음속 상상력을

되찾고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낚시꾼 소년은 기적을 낚시질하고.

병약한 소녀는 생명을 위해 읽고.

외다리 선장은 행운을 얻으려 땅을 파고.

말 장난꾼은 색깔을 찾기 위해 글을 쓰고.

형사는 의미를 사냥하고.

키 큰 방랑자는 사랑을 찾아 헤매고.

비행사는 모험을 향해 날아오르고.

시인은 진실을 사색하고.

나무에 앉은 이는 영웅을 관찰하고.

풍차 기사는 용기를 희망하고.


‘마지막 휴양지’ 란 ‘잃어버린 마음이여, 쉬어라.’ 와 같다.

그레이씨가 떠나면서 남긴 메모속에 생명, 사랑, 진실, 모험, 색깔, 행운,

기적, 영웅, 용기, 의미를 휴양지에서 그들은 모두 알고 깨달았는지도 모릅니다.

마음속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낸 그가 상상력을 되찾고 떠나는 길에는 이야기의

끝이 여기가 아닌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상력을 되찾은 그가 상상력이 샘솟아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놓을 것만 같습니다.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움직이는 그가 부럽기도 합니다.


하루하루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은 정신적인 안정과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깨닫고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삶의 활력소인 셈입니다.

아름답고 섬세한 그림들이 마치 휴양지에 와있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이런 곳이라면 상상력은 풍부해지고 마음속은

휴식으로 충만해져 평온한 마음을 얻기에 더 없이 좋은 휴양지였습니다.

예전 문학 작품 속에서 만났던 주인공들을 마지막 휴양지에서 만나고 서로 어울리는

설정이 재미있고 새로웠습니다. 상상력이 풍부한 책이라 말할 수 있는, 구성이 독특한

점이 참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가왔습니다.